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의 지중해 호화 요트 휴양을 둘러싸고 비난 여론이 들끓자 정면돌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르코지는 9일 휴양 중인 지중해 몰타에서 "내 휴가 동안 프랑스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사과할 뜻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직설적이고 저돌적인 평소 성향을 그대로 드러냈다.
사르코지는 이어 "(요트 주인인 언론 재벌인) 뱅상 볼로레와는 20년 동안 알고 지내는 사이로 지금까지 나는 그의 어떤 초대에도 응한 적이 없었다"면서 "국민은 정치적 공세와 현실을 구분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볼로레는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여행 비용은 내가 부담했다"고 밝혔다.
사르코지는 이와 함께 '취임 100일 개혁안'의 일환으로 전체 각료 30명을 절반으로 줄이고, 이 중 50%를 여성으로 지명할 것이라고 AFP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보수적인 프랑스에서, 그것도 우파에서 전체 각료 15석 중 적어도 7석을 여성에게 할당한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여성 각료로는 미셸 알리오 마리(60) 국방장관이 외교장관, 알제리 출신 변호사로 사르코지의 대변인을 맡았던 라시다 다티(41)가 법무장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조각은 내주 중 발표될 예정이다.
사르코지의 정면돌파에도 불구하고 사회당은 호화 휴양을 '정경유착'으로 몰아가는 등 비난 수위를 높였고, 사르코지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동맹휴업 등 좌파의 항의시위는 사흘째 지속됐다.
파리 1대학 학생 500명은 9일 휴업을 결의한 뒤 캠퍼스로 통하는 길을 봉쇄하고 수업 중단을 선언했다. 시위가 처음 발생했던 파리의 바스티유 광장과 지방 도시 곳곳에서는 이날도 '파시스트 사르코지'를 외치는 시위가 잇따랐다.
권헉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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