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1차 협상 이틀째인 8일 최대 화두인 지적재산권 분야가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
7일 첫날 협상에서 상품ㆍ서비스 분야에 대한 기본 입장을 확인한 양측은 이날 지재권 분야를 본격 논의하기 시작했다. 양측이 지재권 분야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 분야에 대한 EU의 공세가 가장 강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명품 의류브랜드(루이뷔통, 샤넬 등), 거대 제약회사(글락소스미스클라인, 사노피 아벤티스, 바이엘 등), 주류(보르도 와인, 부르고뉴 와인, 스카치 위스키 등) 등 ‘이름’만으로도 전세계 고객을 끌어들이는 제품들을 생산하는 EU 기업들은 브랜드력 만큼이나 지재권 보호에 관심이 크다.
주류에서는‘지리적 표시제’도입 여부가 핵심이다. 지리적 표시제란 ‘보르도’ 와인, ‘스카치’ 위스키처럼 지리적 명칭으로 유명한 제품의 상표권을 인정해 다른 기업들이 함부로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EU는 칠레와의 FTA에서 지리적 표시제에 대한 별도 조항을 마련해 고유상표를 보호토록 명시한 바 있다.
명품 브랜드 관련 지재권 협상에서는 ‘짝퉁’단속 및 처벌 강화, 중국산 모조품 교역 차단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EU는 지난해 중국과의 통상협상에서‘짝퉁 천국’중국을 강하게 압박해 ‘지적재산권 침해신고센터’설립에 합의한 바 있다.
한국은 중국산 짝퉁의 주요 수입국으로서 관세청이 지난해 적발한 명품 등 위조품만 2조6,000억원 어치에 달한다. 이와 함께 한국은 짝퉁 생산국이기도 하기 때문에 EU가 한국에 중국과 유사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의약품 지재권 분야에서는 EU가 한미 FTA 협상 당시 미국이 요구했던 것과 유사한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허심사 지연시 그 기간 만큼 특허보호기간을 연장할 것과, 약가 산정시 이의신청 기구 설립 등이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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