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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마저 증권사 찾아 하산하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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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마저 증권사 찾아 하산하는 中

입력
2007.05.08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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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자들이 잇따라 과열 증시에 찬물을 끼얹고 있지만 중국 증시는 아랑곳하지 않고 고점만 높여가고 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인민은행장은 노동절 7일 연휴가 끝나고 증시가 개장하기 앞서 6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 “증시에 거품이 끼어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민은행은 통화팽창과 증시 동향을 엄밀히 관찰 중”이라며 언제라도 개입할 태세임을 강조했다. 인민은행장의 증시 과열 인정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이 발언은 고공행진을 벌이는 중국 증시가 노동절 연휴를 고비로 한풀 꺾여야 한다는 당국의 간절한 바람을 담고 있다. 앞서 판푸춘(範福春) 중국 증권감독관리위 부주석도 지난달 “기쁠 때 일수록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경고에 나섰다. 이런 경고는 특히 ‘묻지마 투자’식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개인 투자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초 1,160선에서 시작된 상하이(上海) 증시 종합지수는 1년간 230% 성장한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41% 오르면서 중국인들을 주식 광풍에 몰아넣고 있다. 상하이, 선전 증시에 상장된 주식 시가총액은 현재 16조 위안으로 최근 5개월 만에 2배 뛰었다.

소액투자자들인 ‘개미’들은 노동절 연휴기간에도 각 증권사들이 개설한 1주일 속성반에서 주식 공부에 비지땀을 흘렸고, 증권사 객장에는 “상하이의 한 청소부 아줌마가 주식 도사가 떼돈을 벌었다”는 식의 성공담이 횡행한다. 아줌마, 노인은 물론 산사의 스님들마저도 증권사 객장을 찾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증권사들은 노동절 연휴에도 주식 통장을 개설하려는 이들을 위해 정상영업을 할 정도였다. 올들어 매일 12만 명이 증권 계좌를 개설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라면 7월중 투자자 1억 명 시대가 열린다.

당국자들의 잇따른 경고도 이런 주식 열기를 꺾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8일 개장한 중국 증시는 1주일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 미국과 아시아 증시를 따라잡으려는 듯 2.83% 올랐다. 상하이 종합주가 지수는 108.74 포인트 상승해 3,950.01로 마감,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투자자들은 지난 2월 증시 8.84%가량 떨어진 ‘차이나 쇼크’는 안중에도 없다.

중국 언론들은 지난해 7월 이후 7차례 인상된 은행 지급준비율이 향후 몇 차례 더 진행될 것으로 전하고 있지만 이 조치로 과열이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물론 이자율 인상, 위안화 평가 절상 등과 고강도 진정책도 예상되나 중국 당국이 아직은 소극적이다. 저우 은행장 역시 현재 중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상황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중국 당국은 증시 과열에 대해 속 시원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면서 증시 객장에서는 올해 안에 6,000 포인트를 찍을 것이라는 휘황한 장밋빛 전망만 더욱 무성해지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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