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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기관 '굼뜬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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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기관 '굼뜬 개선'

입력
2007.05.08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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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모(71·여)씨는 7일 오전 전북 고창군 고창읍내에서 트럭에 치어 갈비뼈와 엉덩이뼈 여러 곳이 부러지고, 간 손상에 뇌진탕 증상까지 보이는 중상을 입었다. 임씨는 광주 조선대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옮겨졌다.

임씨는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의식이 거의 없었고, 출혈로 인한 혈압 저하와 호흡곤란 증세까지 보여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다행히 응급의학과와 외과, 흉부외과,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신속히 응급처치에 나서 임씨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조선대병원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외상전문응급의료센터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는 의료진의 초기 대응이 생사를 결정한다. 특히 급성 심근경색, 급성 뇌졸중, 다발성 외상 등 3대 질환은 가능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서길준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급성 심근경색은 늦어도 1시간, 급성 뇌졸중은 3시간, 교통사고처럼 여러 곳을 다친 다발성 외상 역시 신속히 치료 받아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응급처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응급의료기관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보다 의료진이다. 2003년부터 응급의료기금이 지원돼 시설과 장비는 어느 정도 갖춰졌지만, 연중 24시간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병원은 아직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어느 병원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는지 모른다면 권역이나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 응급의료센터가 응급처치에 필요한 시설과 인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가 8일 발표한 2006년 응급의료기관 평가결과에 따르면 전국 응급의료기관 435개 중 인력과 시설, 장비 등이 법정기준을 충족하는 A등급은 169개에 불과했다.

특정분야 응급환자만을 다루는 전문응급의료센터 4곳 중 서울아산병원(독극물전문)과 임씨가 찾은 조선대병원(외상전문)이 A등급이었다.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외상전문)은 C등급을 받았고, 지난해 1월 화상전문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관련시설과 인력을 확충 중인 서울 한강성심병원은 E등급을 받았다.

시·도별 최종 응급진료기관인 권역응급의료센터는 16개 중 7개만 법정기준을 만족시켰다. 서울대병원(서울) 중앙길병원(인천) 충남대병원(대전) 전남대병원(광주) 등은 A등급을 받은 반면, 부산대병원(부산) 경북대병원(대구) 등 9개는 기준치 미달인 B등급 이하 판정을 받았다. 전체 권역응급의료센터의 법정기준 충족률은 91.1%로 2005년(90%)보다 소폭 개선됐다.

중증 응급환자를 진료하는 지역응급의료센터 98개 중 A등급을 받은 곳은 서울 강남성모병원 등 68개였다. 전남 해남병원 등 2개는 최저 등급인 F등급을 받았다. 경증 응급환자를 진료하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은 317개 중 92개가 합격점을 넘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평가 우수기관과 취약지역의 163개 의료기관에 올해 응급의료기금 146억원을 지원, 응급의료 서비스를 개선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허정헌기자 xsco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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