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수준의 탕카(티베트 불교회화) 컬렉션을 자랑하는 화정박물관(서울 종로구 평창동)이 1년 반 동안 세 번에 나눠 탕카의 세계를 주제별로 살피는 대형 특별전을 연다.
2일 시작한 첫번째 주제전 ‘석가여래도’는 불교회화에서 가장 낯익은 소재이자 중요한 도상인 석가여래도 30여 점을 비롯해 탕카와 티베트 불상, 공예품 등 약 70점을 10월 28일까지 전시한다. 탕카의 석가여래도는 석가모니와 불보살 외에 역대 라마(티베트 불교 지도자)까지 화면에 그려넣고 이름을 적어 계보를 기록하기도 한다.
티베트의 여성보살을 다루는 두 번째 주제전은 11월 6일부터 내년 4월 27일까지 한다. 티베트 불교는 동아시아 불교권에서 찾아보기 힘든 여성 보살들이 있다. 예컨대 아름다운 타라보살은 티베트인들이 특히 좋아해 관음보살의 배우자로 여기는 여성 보살이다. 몸에 닥치는 재앙을 막아주는 빤챠락샤, 장수와 죄장소멸의 여신 불정존승모, 사원과 나라를 지켜주는 백산개불모 등도 여성 보살이다.
마지막 주제 <티베트 사자의 서> 와 정토전은 죽음을 대하는 티베트인들의 마음을 보여주는 전시로, 내년 5월 6일부터 10월 26일까지 한다. <티베트 사자의 서> 는 사람이 죽은 다음 49일간 윤회와 해탈의 두 길로 갈라지는 영혼의 여행을 담은 책. 9~10세기 경의 문헌인데, 화정박물관은 후대의 필사본을 갖고 있다. 티베트> 티베트>
화정박물관은 한빛문화재단 한광호 명예이사장이 세운 아시아미술 전문 박물관이다. 그는 제약회사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농약회사 한국삼공을 이끌어온 기업인으로 2,500여 점의 탕카를 비롯해 한국, 중국 미술품 등 40여 년간 모은 1만 여 점으로 화정박물관을 만들었다. 특히 그의 탕카 컬렉션은 영국의 대영박물관에서 2003년 특별 초대전을 했을 만큼 수량과 질에서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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