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벨트를 매세요. 상당히 흔들릴 것입니다.’
프랑스 보수 일간지 ‘르 피가로’는 7일 1면 머릿기사 제목을 이렇게 뽑았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당선자가 강력한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는 의미에서다.
사르코지 당선자는 17일 취임 후 조각(組閣)을 통해 현재 30명의 장관 수를 15명으로 줄이고, 절반 정도는 여성을 장관으로 임명하는 ‘슬림 정부’를 구현할 것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의 조각안에 따르면 ‘이민ㆍ국제정체성부’가 신설되고 경제부처는 정부회계를 관장하는 ‘예산부’와 일자리 창출과 세계화 전략에 집중하는 ‘경제전략부’의 양대 축으로 분할될 가능성이 높다.
새 총리로는 사르코지 측근으로 사회ㆍ교육장관을 지낸 프랑수아 피용(53) 상원의원이 유력하다. 사르코지 당선자는 7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로부터 축하전화를 받아 통화하면서 블레어 총리가 “차기 총리가 누구냐”고 묻자 옆에 있던 피용 의원에게 전화를 넘겨줬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자동차 경주로 유명한 사르테 지방 출신인 피용은 2002년 사르코지와 함께 장관으로 임명됐다. 피용은 당시 노동부 장관직을 맡아 사회당이 도입한 주35시간 노동제 개편과 연금제도 개혁을 추진했다.
피용은 2004년 고등교육ㆍ연구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이듬해 내각을 떠나 고향인 사르테 대표로 상원의원이 됐다. 그는 사르코지 진영의 인사 가운데 좌파로부터 가장 ‘거부감이 적은’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8일 사르코지 당선자가 자신의 노동개혁안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해 가장 유화적인 측근을 총리로 기용할 것 같다고 보도했다.
내무장관에는 사르코지 당선자의 30년지기로 지방정부에서 장관을 지냈던 브리스 오르트푀(48), 경제전략장관에는 사르코지 캠프 대변인 크사비에 베르트랑(42) 전 보건장관이 각각 거명되고 있다. 알랭 쥐페(61) 전 총리는 하원의장이나 외무장관 기용설이 나오고 있다.
여성장관의 경우, 부처를 이끌 역량 있는 인재풀이 두텁지 못하다는 게 한계다. 사르코지 당선자는 1995년 대선 직후 여성 12명이 장관에 진출했다가 경험부족으로 몇 달 안에 줄줄이 낙마한 전례를 되풀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르코지 진영의 가장 경험 많은 여성 정치인으로 꼽히는 미셸 알리오 마리(60) 국방장관은 외무장관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통상장관, 알제리 출신 변호사 라시다 다티(41)는 각각 예산장관과 이민ㆍ국가정체성장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밖에 발레리 페크레세(39) 대중운동연합(UMP) 대변인, 나탈리 코시우스코 모리제(33), 크리스틴 부탱(63)도 장관직 물망에 올라 있다.
한편 사르코지 당선자는 7일 부인 세실리아, 아들 루이(10)와 함께 지중해 섬나라 몰타로 가 사흘 간 휴식에 들어갔다. 사르코지 당선 확정 후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진 반대 폭력시위로 지금까지 730대의 차량이 불타고 59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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