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여서 ‘XP’라 일컫는 색소성 건피증(Xeroderma Pigmentosum)은 햇볕을 보면 안 되는 병이다. 햇볕에 노출되면 피부에 악성 종양이 생기고 대뇌가 위축돼 전신 마비에 이르러 목숨까지 잃게 된다. 그래서 자외선 알레르기로 통하기도 한다. 이 질환은 아직까지 조기 진단 및 치료방법이 없어 최대한 햇볕을 피하는 수밖에 없다.
코이즈미 노리히로 감독의 ‘태양의 노래’는 XP를 앓는 소녀 카오루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를 다뤘다. 코이즈미 감독은 불치병에 걸려 죽어가면서도 가수의 꿈을 버리지 않는 소녀를 통해 희망과 용기를 이야기한다.
특이한 것은 주인공인 카오루를 연기한 배우 유이. 그는 생전 처음 영화를 찍는 아마추어 배우로 원래 직업은 가수다. 2005년에 싱글 앨범 ‘Feel My Soul’로 데뷔한 그는 영화 속 주제가 및 삽입곡 등을 직접 작곡하고 노래했다. 그가 부른 주제가 ‘Goodbye Day’는 영화를 능가하는 인기를 끌며 대히트했다.
최근 KD미디어에서 국내 출시한 DVD 타이틀에는 유이가 주제가와 삽입곡들을 작곡하게 된 배경과 동기 등이 부록인 배우 인터뷰 코너를 통해 소개된다. 주제가인 ‘Goodbye Day’와 삽입곡 ‘I Remember You’는 유이가 영화 대본과 촬영 장면들을 떠올리며 구상한 곡들이다. 디지털 시대에 통기타 하나로 선율을 고르고 노래를 부르는 그의 아날로그적 감성이 신선하고 개성 있게 소개됐다.
아울러 ‘메이킹’ 코너에는 2005년 촬영 시작부터 종료까지 전 과정을 영상일지처럼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작품의 제작과정이 궁금했다면 좋은 참고서가 될 만한 부록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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