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조상들의 풍류를 느낄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전북 전주시가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 체험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6일 전주시의 랜드마크인 풍남동 전통한옥마을은 전국에서 몰려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이곳에서는 3일부터 이날까지 전주한지문화축제가 열려 많은 사람들이 줄넘기, 투호 던지기 등 전통놀이와 도자기, 한지인형 만들기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활동을 즐겼다.
백하늘(10ㆍ경기 안산시)군은 “TV에서만 보던 농악놀이를 동생과 함께 해보니 정말 신났다”면서 이마에 흘러 내리는 땀을 씻어내며 웃었다.
전통한옥마을은 1977년 한옥보존지구 지정이후 800여채의 전통한옥을 옛 모습 그대로 유지해 오고 있다. 마을 구석마다 판소리 등 전통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전통문화센터와 술 제조과정 살펴볼 수 있는 전통술박물관, 숙박을 하면서 한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한옥생활체험관, 전통공예품을 전시 판매하는 전주공예품전시관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관광객들도 줄을 잇고 있다.
여기에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慶基殿ㆍ사적 339호)과 이성계가 황산에서 왜구를 토벌하고 연회를 열었던 오목대와 이목대, 전주향교, 강암서예관, 최명희 문학관, 한벽당, 전동성당 등 문화유적도 즐비하다.
시는 또 전주를 대표하는 판소리, 합죽선ㆍ태극선, 비빔밥, 완판본, 서예 등 5개 체험박물관을 세울 계획이며 고전문헌을 편찬, 번역하는 인재양성기관인 국역((國譯)연수원 전주분원을 내년까지 23억원을 들여 건립한다. 전북도 산림환경연구소 부지에는 493억원을 들여 2010년까지 한국무형문화유산전당도 들어선다.
이성원 시 전통문화도시조성 담당은 “서울과 부산, 경주, 안동이 진정한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한계가 있어 대안으로 전주가 떠오르고 있다”며 “전주는 전통과 현대 생활양식이 잘 어우러져 대표적 전통문화도시 조성에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 천년전주’를 표방하는 전주시는 올해부터 1조6,311억원을 들여 2025년까지 독창성과 경쟁력을 갖춘 국제전통문화체험 관광도시를 건설한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도 구상하고 있다.
시는 또 한식, 한지, 한옥 외에 한국춤과 한국소리, 한방 6개 분야의 한(韓)브랜드 사업을 통해 전통문화 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다져나가기로 했다.
한 브랜드의 성공은 해외 관광객 유치에 달려 있다. 송하진 시장은 이례적으로 지난달 한국관광공사에서 열린 일본 5개 지역 지사장 화상회의에 참석, 일본 주요 도시 순회 설명회 계획을 밝혔으며 일본 지사장들은 전주 관광 홍보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시는 전주종합운동장 부지에 컨벤션센터와 호텔을 짓고 김제공항을 국제공항으로 바꾸면 취약한 항공편과 숙박시설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 송하진 전주시장 "현대·전통 접목 한국문화 세계화"
"법고창신(法古創新), 즉 전통을 뿌리 삼아 새로움을 창조하는 문화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송하진(55ㆍ사진) 전주시장은 "전주는 문화관광부가 실시한 국민문화지수 조사에서 문화유산지수 부문 1위를 차지한 도시"라며 "과거 후백제와 조선왕조의 뿌리였던 천년고도이자 가장 한국적 도시인 전주의 자존심을 되살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전주는 근대화 과정에서 산업화의 혜택을 받지 못해 역설적으로 전통을 지켜왔으며 이것을 잘 살리는 것이 전주발전의 지름길"이라며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한옥마을을 축으로 한(韓)브랜드를 접목해 전통문화의 산업화와 세계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전주는 50~60년대 영화산업의 중심지였다"면서 "현대문화의 상징인 영화와 영상산업에도 역점을 둬 전통과 현대가 병존하는 전주의 문화를 주도하고 전주국제영화제를 세계적인 축제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한국 서예의 대가인 강암 송성용(1913~1999) 선생의 자제답게 서예에 조예가 깊고 판소리도 즐겨 부르는 풍류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전주=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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