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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존경받는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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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존경받는 부자

입력
2007.05.08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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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청색 양복에 바둑무늬 넥타이. 낡은 구두. 너무 닳아서 색까지 바래버린 지갑.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하마시에서 열린 버크셔 헤서웨이 주총(현지시간 4~6일)에서 만난 세계2위의 갑부, 워렛 버핏의 모습이다.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한결같이 버핏에 열광하는 듯 했다. 버크셔 헤서웨이 주식을 20년 넘게 보유하고 있다는 한 70대 노인은 "버핏씨는 재무성보다 더 높은 신용도를 가진 인물"이라며 "언제나 우리의 돈을 안전하게 불려주는 그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은퇴 노인들이 대부분인 주주들은 버핏과 만나고, 대화하고, 함께하는 것 자체가 즐거운 듯 2박3일의 주총을 즐겼다.

하지만 이들이 버핏에 푹 빠진 이유는 그가 주식투자의 '마이다스 손'이어서 만은 아니었다. 한 주주는 "그는 의미 있는 삶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자기 재산의 85%에 달하는 돈을 사회에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가장된 선행'이란 삐딱한 해석도 있었지만, 그렇다 해도 370억 달러에 달하는 쾌척의 가치가 훼손될 수는 없다.

그러면서도 정작 버핏 자신은 미국의 여느 중산층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2층 집에 살면서 낡은 중고차를 손수 운전하는 '소박한 할아버지' 의 모습에서, 미국인들은 더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어디나 부자에 대한 질시는 있기 마련. 미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부와 도덕성을 겸비한 '버핏형 부자'라면 존경과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부자거부정서가 유독 강한 한국이다. 물론 뿌리깊은 평등의식 탓도 있고, 잘못된 과거 재산축적과정 탓도 있다. 그러나 버핏을 보면서 결국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 부자들 하기 나름이군!'

산업부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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