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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민진당, 천수이볜과 情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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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민진당, 천수이볜과 情 뗐다

입력
2007.05.07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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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집권 여당 민진당이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을 버렸다.

6일 진행된 민진당 총통 후보 경선에서 민진당원들이 천 총통이 미는 후보를 버리고, 천 총통과 각을 세워온 셰창팅(謝長廷 ㆍ61) 전 행정원장(총리)을 선택하자 홍콩 언론들은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이날 경선에서 셰 후보는 당내 최대 라이벌이자 천 총통이 지지하는 쑤전창(蘇貞昌ㆍ59) 현 행정원장과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큰 표차로 쑤 후보를 눌렀다.

14만 3,000명의 유효 당원 투표수 중 셰 후보는 6만2,849표(44.66%)를 얻어 4만6,994표(33.4%)를 얻은 쑤 후보를 크게 따돌렸다. 민진당 주석인 여우시쿤(游錫坤ㆍ59) 후보는 2만 2,211표, 현 부총통인 뤼슈렌(呂秀蓮ㆍ63ㆍ여) 후보는 8,666표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당원 투표에서 참패한 쑤 후보는 2차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여론조사 2차 경선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서 사실상 대권의 꿈을 접었다.

홍콩 언론들은 천 총통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고 쑤 후보를 일방적으로 민 것이 쑤 후보 패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뤼슈렌 후보는 개표 직후 “총통은 당내 경선에서 중립을 지켜야만 한다”며 “천 총통이 공공연히 쑤전창이 행정원장을 계속해야 한다는 식으로 발언하면서 쑤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쑤 후보가 행정원장 직분을 이용해 경선을 치를 수 있도록 방조한 것은 분명한 불공정 행위”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결국 당원들은 천 총통의 경선개입을 표로 심판한 셈이 됐다.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민진당 당원들도 천 총통의 친인척 비리, 그의 좌충우돌식 정치 행태에 거부감을 표시해왔다.

셰창팅 후보도 지난해 천 총통의 사위와 측근, 부인 등이 잇따라 비리 스캔들에 휩싸이자 천 총통의 퇴진을 주장하면서 천 총통과 갈등해 왔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이번 경선은 천 총통의 패배로 기록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더해 경선과정에서 셰창팅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가 폭로된 것도 쑤전창에게 커다란 악재로 작용했다. 경선 직전 홍콩의 한 주간지는 대만 검찰이 셰창팅 후보가 재계인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어 조사 중이라고 보도하자, 셰 후보는 “나도 행정원장에 있어봐서 알지만 이런 자료와 정보는 행정원장이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것”이라며 쑤 후보를 정보유출의 장본인으로 지목했다. 결국 경선은 이전투구의 양상으로 변했고, 이전투구를 조장한 쑤전창 후보는 낙마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대만 정치평론가들은 이번 민진당 경선은 1986년 창당 이래 최악의 경선이라고 평하면서 경선 과정에서 표출됐던 당내 파열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9~11일 진행될 민진당 여론조사 경선에서도 셰창팅 후보는 무난히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여 셰창팅 후보는 내년 3월 국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마잉주(馬英九) 전 국민당 주석과 대권(총통)을 놓고 결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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