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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지방자치 경영대전] 충남 청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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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지방자치 경영대전] 충남 청양군

입력
2007.05.07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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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 원 명품 고추를 생산해 최고가로 소비자를 공략하라.’

충남 청양군이 지역특산품인 고추의 명품화를 통해 부자 농촌을 만들어가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전국 생산량의 1%를 최고의 명품으로 생산해 소비자의 1%를 고객으로 만든다는 그 ‘청양고추 명품화사업’이 결실을 맺어 가고 있다.

청양군은 평지보다 산지가 많아 충남의 알프스로 불린다. 교통망이 발달하지 않아 충남도내에서도 대표적인 오지로 꼽힌다. 인구도 3만4,000명에 불과하고 재정자립도도 12.8%로 도내에서 군세가 가장 약한 곳이다. 하지만 접근하기 불편한 덕분에 청양군은 청정한 자연을 간직할 수 있었다. 물과 공기, 땅이 좋고 높은 산지지형은 일교차가 커 고추농사에 안성맞춤이다.

현재 군내 고추재배 농가는 5,700가구로 1만1,000여 농가의 절반 이상이다. 생산량은 전국의 1.5% 정도. 군은 이 가운데 0.5%를 지역 내에서 소비하고 최고 명품 1%를 갖고 국내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고추 명품화사업에 필요한 자금은 정부가 낙후된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는 신활력사업 자금을 활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국비와 지방비로 지원되는 129억원을 지역별로 배분해 표시도 나지 않는 사업을 하느니 지역 특산품 고추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양고추’가 매운 고추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지만, 실제 청양에서 매운 고추를 집중으로 재배하는 것은 아니다. 군이 2005년부터 시작한 고추 명품화사업의 기본 개념은 타 지역 고추와의 품질 차별화이다. 그 첫발로 군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재배를 시작했다. 잡초 제거와 역병 방지를 위해 많이 사용하는 농약 사용을 줄이도록 부직포 재배 방법을 고안했고 지속적으로 농민들을 교육했다.

출하과정도 엄격하게 관리했다.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해 건조 단계부터 깨끗하게 세척해서 햇볕에 말리도록 했다. 포장 전 제품을 선별하는 작업은 지역농민과 공무원, 지역소비자, 농협에서 참여한 선별위원들이 맡았다. 재배농민이 아무리 품질이 우수하다고 주장해도 선별위원들의 판단이 우선이다. 위원들의 선별을 거쳐 생산자와 마을이장, 읍면장, 농협조합장의 확인 도장이 찍힌 품질보증서가 붙어야 시장에 나갈 수 있다. 품질보증서에는 군수와 농협지부장의 보증 표시도 들어있다. 품질보증서가 붙은 명품 고추는 1근(600g)에 1만원으로 일반고추 5,000~6,000원보다 훨씬 비싸게 팔렸다.

명품 고추 생산자인 농민 교육을 위해 고추대학도 운영하고 있다. 환경농업이론과 실습위주의 1년 대학과정을 수료한 농민들은 선도농민이 되어 같은 마을의 농민들에게 고추 재배법을 전파하고 있다.

판로는 시장출하보다는 직거래를 우선한다. 현재 군내 182개 마을 가운데 102개 마을이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었고, 이 같은 결연을 전체 마을로 넓히려 하고 있다. 군청과 읍면 지역 500여명의 직원들은 모두 고추홍보대사이다. 명함에 청양고추 홍보문구를 넣고 직장 전화번호를 직거래 주문전화번호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군에서 보유하고 있는 직거래 고객명단만 3,500여명에 이른다.

제품에 대한 불만이 있으면 군에서 직접 리콜을 실시하고 보상을 해줘 소비자들과의 신뢰도 구축하고 있다. 새로운 제품 개발에도 나서 앞으로 비타민C가 기존 고추보다 15배나 많은 초고가 명품고추 생산도 추진하고 있다. 포장용기에 담아 ‘생생 건고추’라는 이름으로 백화점 납품을 추진 중인데, 1근에 무려 3만원짜리다. 또 청양고추의 생산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올해 말까지 고춧가루 공장도 건립할 예정이다.

김의환 자치행정과장은 “자유무역협정 시대에는 최고의 제품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한국에서 ‘넘버 원’ 고추가 될 수 있도록 더욱 철저한 품질관리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김시환 청양군수/ "소비자 불만족땐 郡서 직접 리콜·보상"

"군수가 책임을 지고 리콜과 보상을 하겠습니다."

김시환(65) 청양군수는 명품 청양고추의 품질에 자신만만하다. 경찰서장 출신으로 2002년 민선 3기 군수에 당선되면서 행정공무원으로 변신했고,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시작한 일은 끝장을 봐야 하는 추진력 강한 군수로 잘 알려져 있다. 청양의 고추 명품화사업도 이런 추진력이 원동력이다.

김 군수는 교통이 불편한 오지로 마땅한 생산시설이 없는 청양 지역을 발전시키려면 청정한 자연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명품 고추가 그 결실이다.

"수시로 자연자원을 활용한 소득증대사업 아이디어를 내놓으라고 직원들을 닦달한다"는 그는 자연을 이용해 사업화에 성공한 지방자치단체는 빼놓지 않고 방문해 벤치마킹하고 있다. 청정한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지역 청결에도 적잖이 신경을 쓴다. 자투리 땅을 공원으로 만들고 읍내로 들어오는 진입로 곳곳에 꽃을 심었다. 냇가에는 민물고기와 참게를 방류해 지역을 찾은 도시인들이 고향의 정취를 담뿍 느끼고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김 군수는"한번 다녀간 도시인들이 다시 찾아오도록 자연을 보존하는 것이 개발보다 낫다고 믿는다"며"언젠가 칠갑산의 맑은 공기를 판매할 날도 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청정 인프라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청양=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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