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7일 열린우리당 탈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정동영, 김근태 전 의장을 공개 비난했고, 두 전직 의장은 노 대통령 발언을 반박하면서 통합 신당을 위한 공동 보조 방안을 모색키로 하는 등 여권 내 친노(親盧)와 비노(非盧) 세력간 분열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하순부터 우리당 의원들의 추가 집단 탈당 사태가 현실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날 유필우 의원이 중도개혁통합신당 참여를 위해 2ㆍ14 전당대회 이후 처음으로 우리당을 탈당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이란 글에서 두 전직 의장을 겨냥, “당을 해체해야 할 정도로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 깨끗하게 정치를 그만 두는 게 도리”라며 “당이 가망이 없다면 그냥 나가면 될 일인데, 일부는 밖에서 신당을 조직하고 일부는 남아서 당을 깨려고 공작하는 것은 잔꾀”라고 공격했다.
노 대통령은 “당신들이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국민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며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던 사람들이 맞는가”라며 “그것은 구태 정치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노 대통령은 “한명은 당을 해산해야 한다고 하고, 다른 사람은 당 경선 참여를 포기한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며 “이는 지역을 가르고 야합하고, 정계개편을 하면서 보따리를 싸 들고 이당 저당을 옮겨 다니던 구태 정치의 고질병이 다시 도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 언급에 대해 김 전 의장은 “아무리 미워도 말을 가려서 했으면 한다”며 반박했고, 정 전 의장은 “정동영의 원칙과 대통령의 원칙이 다를 뿐이며 정동영의 길은 국민에게 순종하는 것이며 그 길은 대통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동영, 김근태 전 의장은 4일 전화 통화를 갖고 친노 진영의 우리당 사수론이 통합신당 추진을 결의한 2ㆍ14 전당대회 정신을 위배한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대통합을 위해 공동 보조를 취하는 방안을 모색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노 대통령과 김 전 의장은 3월 초 청와대에서 단독 회동을 가졌으나, 통합신당과 우리당의 진로를 놓고 심각한 견해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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