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에 대한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도 엔화 대출이 5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원ㆍ엔 환율 하락이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향후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기업ㆍ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엔화 대출 잔액은 4월말 현재 1조1,822억엔으로 전월말에 비해 98억엔 줄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외화대출에 대한 공동검사를 실시하는 등 규제에 나선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2005년말 8,077억엔이던 엔화 대출은 지난해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11월에는 전년 말보다 54.6%나 급증한 1조2,487억엔을 기록했다.
하지만 원ㆍ엔 환율은 두달째 하락세를 보여 대조적이다. 원ㆍ엔 환율은 4일 100엔당 771.10원을 기록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인 올 2월12일의 769.00원에 근접했다.
금리가 1~3%로 낮고 원ㆍ엔 환율 하락시 환차익까지 거둘 수 있어 그동안 급증해온 엔화 대출이 계속 감소하는 것은 원ㆍ엔 환율 반등 전망과 무관치 않다. 3년 이상 하락세를 보이던 원ㆍ엔 환율은 올 3월초 엔 캐리 트레이딩 청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급반등했다가 엔 캐리 청산 기조가 완화하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원ㆍ엔 환율이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엔 캐리 청산이 완만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여 장기 하락세는 마침표를 찍었다고 볼 수 있다"며 "엔화 대출이 감소하는 것도 원ㆍ엔 환율의 급반등 전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