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후에 인수협상을 제안하고, 로이터그룹도 세계적인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톰슨코퍼레이션(TOC)과 합병을 협의하는 등 세계 미디어업계에 지각변동 수준의 기업 인수ㆍ합병(M&A) 물결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5일 루퍼트 머독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을 발행하는 다우존스에 50억달러의 인수 제안을 한 후 이어지고 있는 미디어업계의 M&A 움직임은 결국 경제뉴스 및 정보, 데이터 시장 장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MS는 골드만삭스와 함께 야후에 공식적인 인수협상을 제안했으며, 인수가격은 약 50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MS의 야후 인수 추진은 인터넷 검색분야 선두업체인 구글에 맞서기 위한 것. 현재 MS의 인터넷 광고 매출은 구글의 6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MS와 야후가 결합하면 인터넷 검색 광고시장 점유율이 27%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야후로선 MS와 손을 잡는 대신 온라인 광고업체 라이트미디어 등의 인수 추진을 통해 독자적으로 구글에 맞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MS와의 합병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MS와 야후의 M&A 시나리오 보다 현실성 측면에서 주목되고 있는 조합은 톰슨과 로이터의 합병 구도. 이날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언론들은 소식통을 인용, 로이터그룹과 톰슨이 합병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긍정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합병 규모는 80억 파운드(160억달러)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M&A는 톰슨이 로이터에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합병을 통해 세계 최대 금융 정보 서비스 업체인 블룸버그에 도전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인사이드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로이터와 톰슨이 금융정보 부문에서 합병하게 될 경우, 현재 블룸버그의 시장 점유율인 33%를 제치고 34%로 1위 자리로 올라서게 된다.
톰슨의 톰슨파이낸셜 부문은 회사, M&A, 금융시장 등의 정보를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에 주로 제공하고 있다. 톰슨파이낸셜의 데이터스트림 데이터베이스에는 40만개의 경제 통계가 저장돼 있다.
로이터는 1851년 설립돼 크림전쟁 당시에는 비둘기를 이용해 뉴스를 전달하기도 했다. 현재 전 세계에 196개 뉴스 지국을 두고 있으며, 외환 채권 증시에 관한 정보와 함께 뉴스를 트레이더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톰슨은 로이터로부터 뉴스 부문을 보강하는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머독의 뉴스코프가 다우존스를 인수하겠다는 제안은 다우존스의 절대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뱅크로프트 가문이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일단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양상이다. 또한 머독의 인수 제의 직전에 발행한 다우존스 주식의 의심스러운 거래와 관련, 뉴욕주 검찰이 이 회사에 소환장을 발송하고, 증권거래위원회가 질의서를 보낸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뉴스코프의 다우존스 인수 추진 배경 역시 케이블TV나 온라인 금융정보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기 위한 것이어서 최근 미디어업계의 연쇄 M&A 구도의 향방에 따라 언제든 다시 ‘활화산’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뉴욕=장인철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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