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와 희망제작소의 공동기획 '이건 어때요? 시민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가 제안한 '알기 쉽고 정확한 식품 유통기한 표시'(본보 3월27일자 9면) 아이디어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호응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
식약청은 6일 "유통기한의 표시위치 및 방법을 소비자가 알기 쉽도록 바꾸기로 했다"며 "포장지 앞면에 제품명과 유통기한, 제조일자를 함께 표시하는 방향으로 올 상반기 중 '식품의 표시기준'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표시가 가능한 일부 제품의 경우 유통기한 등을 점자로 표시하도록 권고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식약청은 또 판매가능 기한을 뜻하는 '유통기한' 명칭을 '소비 또는 사용기한'이라는 쉬운 말로 바꾸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김밥, 도시락, 두부와 같이 부패되기 쉬워 빨리 소비해야 하는 제품의 경우 유통기한보다는 소비 또는 사용기한으로 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김수창 식품안전정책팀 사무관은 "그 동안 유통기한 표시가 제품명이 적힌 주표시면이 아닌 곳에 작은 글씨로 기재돼 알아보기가 어렵다는 시민들의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며 "한국일보와 희망제작소의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의 72.8%가 포장지 앞면 위쪽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감안해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식품 유통기한 표시 개선' 아이디어를 처음 냈던 박태현(35ㆍ회사원)씨는 식약청의 개선방안 발표에 대해 "내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실제 정책으로 연결된다니 반갑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며 "시민의 작은 생각으로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이현정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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