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5명 가운데 1 명은 외환위기 이후 빚을 내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6일 ‘국민의 20%는 빚내어 살고 있다’라는 보고서에서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온 우리나라의 순저축률은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23.2%를 기록한 이 후 대폭 떨어져 지난해말 3.5%로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순저축률은 순처분 가능소득에 대한 순저축의 비율로, 세금 등을 빼고 개인이 쓸 수 있는 모든 소득에서 재화와 서비스 등을 최종 소비하고 남은 금액의 비율을 말한다.
연구원은 특히 소득이 가장 낮은 하위 20%계층은 2003년 -14.8%, 2004년 -17.5%, 2005년 -13.5% 등으로 마이너스 저축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다시 말해 한해 수입에서 벌어들인 돈으로도 모자라 기존 저축에서 꺼내 썼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소득 상위 20% 계층과 하위 20% 계층의 저축률 격차는 외환위기 이전인 96년 35.4%포인트에서 2005년 51.0%포인트로 확대됐다.
가계의 저축률 하락은 ▦ 소득하위 20% 계층의 생계형 차입을 심화시켜 이 계층의 기초생활마저 위협하고 ▦ 노후대비 자금의 확보에 차질을 초래해 가계부문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 궁극적으로 정부의 재정에도 적지않은 부담을 준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연구원은 “가계 저축률이 내려간 것은 실업난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가계의 소득 증가율이 소비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가계자산의 부동산 편중과 함께 소비패턴이 고급화한데다, 가계부채에 따른 원리금 부담이 증가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가계 부채가 위험수위까지 올라온 상황에서 이자비용이 늘지 않도록 금리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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