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삼성전. 1-0으로 앞선 삼성의 8회 말 수비에서 호투하던 권혁이 1사후 연속으로 내야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1ㆍ2루 위기에 몰렸다. 큰 것 한방이면 순식간에 전세가 역전되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더욱이 다음 타자는 한국 프로야구 현역 최고의 거포 이대호. 삼성 선동열 감독은 주저 없이 마무리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비록 지난 4일 경기에서 3-1로 앞서던 8회 이대호에게 동점 투런홈런을 얻어 맞았지만 다시 한번 오승환을 믿는 수 밖에 없었다.
오승환은 장타를 의식한 듯 컨트롤에 온 정신을 집중했다. 이대호와 풀카운트 실랑이를 펼친 끝에 몸쪽 공략을 택했다. 오승환의 손에서 떠난 146㎞짜리 ‘돌직구’는 이대호의 몸쪽을 파고든 후 포수 진갑용의 미트에 그대로 꽂혔다.
허를 찔린 이대호는 방망이 한번 휘둘러보지 못하고 그대로 ‘전봇대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관중석에서는 아쉬움이 짙게 밴 롯데 팬들의 장탄식이 흘러나왔다.
기세가 오른 오승환은 5번 타자 호세마저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9회 마지막 이닝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7연패를 끊었다. 이틀 전 블론 세이브를 깨끗이 설욕한 오승환은 지난 달 21일 잠실 LG전 이후 2주 만에 세이브를 추가하며 시즌 7세이브를 따냈다. 삼성의 2-0 승.
타선에선 베테랑 좌타자 양준혁이 펄펄 날았다. 1회 2사후 첫 타석에서 롯데 최향남을 상대로 결승 솔로 홈런을 쳐낸 양준혁은 9회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좌완 강영식으로부터 쐐기 1점 홈런을 뽑아냈다.
이날 홈런 2개를 보탠 양준혁은 9개로 김태균(한화)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를 달렸다.
삼성은 올시즌 양준혁이 홈런을 친 8경기에서 5승3패, 6할2푼5리의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또 올시즌 선취점을 뽑은 11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삼성이 하루 만에 탈꼴찌에 성공하면서 6위로 뛰어오른 가운데 권혁은 2와3분의2이닝을 1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막는 쾌투로 시즌 3승째를 챙겼다.
올시즌 첫 ‘한지붕 두가족’이 맞붙은 잠실 두산-LG전에서는 두산이 8-2로 승리하며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 LG는 4연패에 빠지면서 꼴찌로 추락했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KIA를 13-5로 대파하고 파죽의 6연승을 내달렸다. 주포 김태균은 8회 시즌 9호 3점 홈런을 터뜨리는 등 주말 3연전에서 3개의 홈런포를 가동했다. 수원에서는 현대가 단독 선두 SK에 7-3 역전승을 거두고 전날 패배를 되 갚았다.
부산=이승택기자 lst@hk.co.kr수원=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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