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6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4일 회동서 감정 대립을 보인 것에 대해 “차라리 잘됐다. 이제는 진짜 벼랑 끝에 서 있기 때문에 결단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4일 회동이) 한나라당의 현실을 적나라하고 보여준 것”이라며 “가장 대의명분에 맞는 것을 찾아서 제시하고 밀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재안에 대한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전국위원회에서 확정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중 한 사람이 중재안을 거부하면 어떻게 하겠느냐. 대표직을 사퇴하겠느냐”는 물음엔 “그 문제는 그때 가서 보자”며 즉답을 피했다. 주변에선 “당의 실질적 주주인 대선주자가 반발하는 상황에서 중재안을 관철할 수 있겠느냐”며 사퇴를 점치는 이들이 많다.
_당 안팎에 여러 중재안이 거론되는데 결심은 굳혔나.
“무엇이 가장 대의명분에 맞는 방안인지 생각중이나 아직 결정해 놓은 것은 없다.”
_언제쯤 제시할 것인가.
“(두 주자를) 화해하라고 불러 놓으니 싸우고 헤어졌다. 지금 이야기를 한다고 무엇이 되겠는가. 2~3일 정도 소강상태를 갖고 시일이 지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내가 복안을 갖고 정지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혼자 중재안은 이렇다고 제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중재안을 제시한 후에는 대표로서 밀고 나가겠다.”
_중재안 내용은.
“ 이런 판에 누구를 편들거나 한 사람의 입장을 옹호할 수는 없다. 두 주자측이 중재안을 거부하면 그때는 하느님이나 부처님 밖에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당으로서는 끝가지 밀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 그런 것들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하겠다. 다시 말하지만 (중재안이) 대의명분에 맞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중재안을 내면 그것은 최종적인 것으로 더 이상 수정할 수 없을 것이다.”
_만약 어느 주자가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표직을 사퇴할 것인가.
“거취문제는 나중에 이야기 하자. 일각에서 중재안이 거부되면 내가 사퇴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사실과 다르다.”
_두 주자가 강 대표가 4일 회동에서 설전을 벌이며 감정적 대립상을 보였는데.
“겉으로는 서로 웃고 나가면서 속으로는 싸우고 그게 뭔가. 숙제는 나에게 모두 미뤘다. 아무튼 한나라당의 갈등이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온 국민이 알게 됐다. 정말 벼랑 끝에 섰다. ”
이태희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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