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가 오고 있다. 이맘 때면 많은 학부모들의 관심은 자녀의 여름방학에 쏠리기 마련. 정확히 표현하자면 “우리 아이 여름방학때 뭘 하면서 보내게 하지”다.
한 달이 넘는 방학 동안 아이를 그냥 학원에 다니게 하기도 그렇고, 무작정 쉬게 하기도 애매하다. 영어교육과 체험학습을 고려해 해외 캠프를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해외 캠프, 안 보내려면 모를까 제대로 알고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캠프 고를까
캠프를 다녀 오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자녀다. 부모로서 마음에 드는 캠프가 있다고 하더라도, 자녀가 싫다고 하면 마냥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자녀의 적성과 흥미를 고려해 캠프 2~4개를 고른 뒤 해당 업체와 충분히 상의한 후 최종 선택은 자녀의 몫으로 남겨 두는 것이 좋다.
목적을 분명히 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영어도 배우고, 체험학습도 해 본다’는 막연한 생각보다는 ‘미국 명문대 견학’ ‘한국에서는 못 해볼 레포츠 배우기’ 등 구체적인 테마를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캠프 프로그램을 고를 땐 상세하게 짜여진 일정표와 강사 구성을 반드시 확인한다. 홈페이지 게시판 등을 통해 과거 참가자들의 의견이나 불만 사항들을 살펴 보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게시판이 없거나 과거 게시물이 삭제된 곳이라면 일단 제외하고 보자. 부실 가능성이 높은 곳이기 때문이다. 해외 캠프는 항공료와 숙박료 등이 많이 들어가는 고비용 프로그램인 만큼, 현란한 수식어로 가득 찬 광고를 그대로 믿는다면 십중팔구 실패다.
부모로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아무래도 자녀의 안전 여부다. 숙박ㆍ교육시설, 매끼 식단구성, 보험 가입 여부 등은 꼭 점검해야 할 사항이다.
안심할 만한 곳이라고 여겨진다면, 그 때 가격을 따져 보도록 한다. 터무니 없이 높게 책정된 가격도 있겠지만 ‘싼 게 비지떡’일수도 있다.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여러 업체를 견줘 보며 적정 가격을 가늠해 본다.
같은 영어권 국가를 가더라도 업체마다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사뭇 다르다.
가령 유학닷컴은 미국 동부지역 명문대학(아이비리그) 투어를 포함, 영어권 국가의 명문대를 돌아보는 ‘U캠프’를, CIA열린학교는 필리핀 세부에서 스킨스쿠버 골프 등의 레저 활동을 결합한 영어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출발 전에는
한동안 멀리 떠나는 여행이다. 보편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은 대개 캠프 주관 업체에서 알려 주므로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그러나 캠프의 특성, 참가 자녀의 특성 상 별도의 준비물이 필요하다면 그 정도는 챙겨봐야 한다.
캠프에 참가하면 주로 단체로 활동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자녀가 과거에 앓던 병이 있다면 비상약을 챙겨야 하고, 성격이 특이하다면 인솔자에게 반드시 그 사실을 알려 참고토록 한다. 위급할 때 연락할 수 있는 전화번호, 메일주소 등을 알려 주는 일도 빼 먹지 말자.
간혹 자녀에게 쓸데 없는 물품을 챙겨 보내는 경우가 있다. 캠프는 공동체 생활이 기본이어서 개인활동을 유도할 수 있는 물건은 지참하지 않는 편이 낫다.
게임기나 MP3 플레이어, 만화책, 휴대전화 등이 대표적이다. 도난의 위험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상 쓸 일이 없다면, 노트북 같은 고가의 제품도 여행 가방에서 과감히 빼도록 한다.
웬만한 것은 자녀가 스스로 준비하도록 하고 나중에 부모가 점검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준비물을 스스로 챙겨 보는 것도 교육의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녀 온 후에는
귀국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자녀를 앞에 두고 ‘영어로 얘기해 봐라’ ‘왜 그 정도 밖에 못하니’ 등의 말로 스트레스 주는 것은 곤란하다. 고작 몇 주 해외캠프에 다녀 온 걸로 영어실력이 급상승한다면 그게 더 이상할 일이다.
몸에 이상은 없는지, 자신감은 많이 생겼는지 우선 물어 보는 것이 순서다. 외국인과 대화하는 두려움이 다소 없어졌다고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크게 칭찬해 주도록 하자.
뭐든지 기록이 없으면 남는 게 없다. 캠프를 다녀 온 후 느낌과 체험했던 일들을 정리하도록 도와 준다. 사진첩 형식으로 정리를 하든, 감상문 형식으로 정리를 하든 그건 자녀 결정에 따르도록 한다.
캠프를 마쳤을 즈음이면 이제 곧 2학기가 시작된다. 한 달 이하, 또는 이상 접했던 외국 생활의 추억을 접고 일상 생활에 적응해야 할 때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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