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공채에 몰려드는 취업희망자가 은행 한 곳당 1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상반기 180명을 모집하는 신입행원 공채 서류심사를 진행중인 기업은행에는 총 1만8,000여명이 응시했다.
지원자 중에는 석ㆍ박사 학위 소지자 837명, 공인회계사 세무사 보험계리사 등 전문자격증 소지자가 111명이나 되고 해외대학 출신도 271명에 달했다. 기업은행 공채 지원자는 지난해 상반기 9,700여명, 하반기 1만4,400여명으로, 1년 만에 2배 가량 증가했다.
500명을 모집하는 국민은행에도 지난 2일 서류접수 마감결과 1만2,000여명이 몰렸다.
지원자 중에는 박사 학위자가 5명, 공인회계사 세무사 공인노무사 법무사 등 전문자격증 소지자 45명, 해외대학 졸업자가 150명이나 포함됐고 포항공대 KAIST 등 우수 이공계 출신들도 40여명이나 됐다.
지원자가 크게 늘자 인사 담당자들의 업무량도 살인적 수준으로 폭증하고 있다.기업은행 인사부 직원 30여명은 서류심사를 하느라 한달째 매일 야근을 하고 있다.
지원서는 “일생에서 가장 뼈 아픈 실패의 경험을 소개하고 이를 되돌릴 수 있다면 어떻게 대응하겠냐”와 같은 까다로운 서술형 질문이 주를 이루고 있어 검토에 많은 시간이 든다.
기업은행 이상국 인사팀장은 “지원서류 1장을 3명이 교차 심사하기 때문에 상반기 공채에는 심사 담당자 한 명당 1,800장의 서류를 심사해야 했다”고 말했다.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하는 지원자는 전체의 5% 수준인 950여명. 이후 실무자 면접을 통해 350~360명을 추리고, 1박2일의 합숙평가와 임직원 면접을 거쳐 이 중 절반만 최종 합격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통상 최종합격자의 5배수 정도를 필기시험 대상자로 선정한다”며 “올해는 지원자가 많아 필기시험 대상자가 2,5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험 장소 확보부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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