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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이 달라진다/ 위용 갖춰가는 '바다위 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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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이 달라진다/ 위용 갖춰가는 '바다위 새 역사'

입력
2007.05.03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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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버스로 출발한 지 1시간, 영종대교를 건너 송도신도시 서쪽 끝 선착장에 도착했다. 바다 건너는 방금 떠나온 영종도다.

그리고 그 영종도를 향해 도미노를 쌓아 놓은 듯 거대한 교각 기둥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하지만 기둥들을 차례차례 쫓는 시선은 바다 중간에서 초점을 잃고 만다.

교량연장 18.2㎞(총연장 21.3㎞)인 국내 최장, 세계 6위 규모. 2009년 10월 완공될 인천대교를 한 눈에 담는 것은 불가능했다.

배에 오른 지 10여 분, 인천대교의 핵심부인 2개의 주탑이 다가온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거대한 바다 절벽 같다. 주탑 하부에 배를 대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약 70m 높이의 주탑에 올랐다. 바람이 세다.

인천대교는 초속 72m 바람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2005년 미국 남부를 강타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에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인천대교를 쉽게 설명하기에는 ‘규모’ 만한 게 없다. 주탑은 완공될 경우 230.5m의 높이로 63빌딩(240.5m)에 육박한다. 선박들의 통로가 될 주탑 사이(주경간)의 거리는 800m. 높이 74m의 선박까지 통과할 수 있다.

각각의 주탑 꼭대기에서 비스듬히 내려오는 케이블들이 상판과 연결되는 사장교(斜張橋)다. 교량 길이로는 세계 6위지만 기술력이 필요한 사장교 구간의 길이로 치면 세계 5위다.

2조 3,6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인천대교 건설사업은 경부고속철도, 인천국제공항에 이어 사상 3번째 대형 국책 사업이다. 현재 공정률은 45% 정도.

가까이서 보면 잘 느끼지 못하지만 인천대교는 활처럼 휘어 남쪽을 향해 약간 튀어나와 있다. 일반인들이 가장 의문을 갖는 이 휘어진 설계는 선박의 안전한 통행을 위한 조치다.

선박들은 주경간을 지나 북서쪽의 남항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다리를 직선으로 할 경우 다리를 지나 약간 서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길이의 항로를 확보하기 어렵다.

인천대교에는 국내 최초로 선박 충돌보호장치도 갖추게 된다. 최근 전남 진도대교에서 발생한 바지선 충돌과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한 것이다.

2개 주탑과 주변 교각 일부를 둘러싸는 형태로 바다에 심어지는 충돌방지공들이 자동차의 범퍼 역할을 해 최대 10만 톤급 선박과 충돌해도 교각은 안전하게 지켜진다.

인천대교는 완공 이후 볼거리로도 손색이 없겠지만 아쉽게도 다리 중간에 차를 대고 느긋하게 전망을 즐길 시설은 없다. 대신 서해대교와 달리 다리 난간을 철봉 형태로 설치해 주행 중에도 그 사이로 바다를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완공에 맞춰 국제마라톤대회를 추진하고 있다. 내륙 연결도로를 포함한 총 연장 21.3㎞를 왕복할 경우 딱 마라톤 코스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인천대교가 완공되면 송도에서 인천공항까지 15분이면 갈 수 있다”며 “송도와 영종지구를 연결해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투자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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