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지난달 7일 실시한 모의 논술고사 채점 결과, 인문ㆍ자연계 모두 서울 강북 일반고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외국어고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술 평균점수가 가장 높은 고교 유형은 민족사관고와 상산고로 대표되는 자립형사립고였다.
논술 성적이 좋은 학생이 수능 성적도 우수해 논술과 수능이 매우 밀접한 상관 관계를 갖고 있음이 드러났다.
고려대는 4일 이런 내용의 ‘논술백서’를 공개했다. 백서는 2008학년도 모의 논술 문제와 출제의도, 논제별 답안사례, 고교 채점위원 후기 등을 자세히 담고 있다. 수능과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이 등급제로 바뀌는 2008학년도 새 대입제도 시행을 앞두고 대학이 논술백서를 내놓기는 처음이다.
모의 논술점수의 경우 총 498명이 치른 인문계는 자립형사립고→ 강북 일반고 → 외국어고 → 강남 일반고→ 지방 일반고 등 순으로 평균 점수가 높았다. 강북 일반고는 65.15점으로 외고(64.91점)와 강남 일반고(63.07점)를 앞섰다. 그러나 상위 25%의 점수는 강북 일반고와 외고가 74.1점으로 같았다.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은 “평균 점수는 고교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표준편차가 대부분 비슷한 사실을 고려하면 고교 유형이 인문계 논술에 유ㆍ불리를 미친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407명이 응시한 자연계 논술 평균점수도 강북 일반고(65.12점)가 외고(63.79점)에 비해 높았지만 강남 일반고(65.5점) 보다는 근소한 차로 뒤졌다. 이공계열 진학생이 많은 자립형사립고는 70.59점으로 자연계 전체 평균(65.24점) 보다 5점 이상 높았다.
고려대가 논술 응시생이 제출한 3월 모의수능 성적을 분석해보니 인문계는 자사고→ 강북 일반고→외고→ 강남 일반고→ 지방 일반고 순으로 성적이 높았다. 모의논술 고교 유형별 점수 순서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다.
자연계는 강남 일반고→ 자사고→ 강북 일반고→지방 일반고 →외고 등 순이었다. 고려대 관계자는 “강남 일반고와 자사고 평균 점수가 각각 95.93점, 95.75점으로 거의 같아 자연계 또한 논술과 수능 성적이 비례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논술-수능과 달리 논술-학생부 성적은 상관 관계가 비교적 약했다. 학생부 성적이 좋다고 논술을 잘 치르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인문계의 경우 논술-수능 상관계수가 0.219였으나 논술-학생부는 0.034로 매우 낮았다. 자연계도 논술-수능은 0.405였던 데 비해 논술-학생부 상관계수는 0.073점으로 극히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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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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