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직자들에게 부과된 과태료 대납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공안부는 3일 대구 서구 평리동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대구사무실을 압수수색, 컴퓨터 본체와 선거관련 자료, 회계서류 등을 확보해 강 대표의 대납지시 여부와 자금출처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윤진 대구 서구청장의 비산동 자택과 사무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여 컴퓨터 본체 3대와 라면상자 2개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내주 중 윤 구청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대구시 선관위는 지난해 5ㆍ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구청장 공천신청 예정자였던 강황 전 대구시의원이 한나라당 당직자 12명에게 명절 선물을 보냈다가 3,56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되자 4ㆍ25 재보선을 앞두고 강 대표 사무실 관계자가 대납해준 사실을 적발, 3월 20일 대구지검에 고발했다.
윤 서구청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어 도의적 차원에서 자신이 냈다고 주장했으나, 지역 정가에선 과태료 부과로 조직 가동이 여의치 않게 된 한나라당이 당 차원에서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한나라당 박재완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검찰이 2일 밤 관련 자료에 대한 임의제출을 요구해 컴퓨터 본체 1대와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면서 “강 대표는 한 점 부끄럼도 없기 때문에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한 측근은 “윤진 서구청장이 자신의 비서실장 제보로 당직자들에게 고액의 과태료가 부과돼 난처한 상황에 빠지자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당직자들을 잘 아는 강 대표측 관계자를 통해 돈을 대납한 것”이라며 “강 대표는 이번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태희기자 goodnews@hk.co.kr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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