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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 대통령, 또 부적절한 정치인 품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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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 대통령, 또 부적절한 정치인 품평

입력
2007.05.03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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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브리핑에 올린 두 편의 글을 통해 정치와 대선 주자에 관한 견해를 직설적으로 밝혔다. 한마디로 요즘 정치권과 정치 지도자들이 한결같이 계산만 밝히며 얄팍하게 처신한다는 전방위 비난이다.

특히 대선에 나설 정치 지도자의 자질을 거론하며 전ㆍ현 대선 주자들을 싸잡아 공격했다. 작심하고 나선 정치 개입행위이며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정치가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각박한 민생의 문제를 시원스럽게 해결해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느 누구의 입에서도 칭찬보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기 십상인 게 사실이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노 대통령은 경우가 다르다. 그는 당적이 없는 대통령의 신분이며 국정을 이끄는 최고의 권력자다.

무당적 대통령의 지위와 가치는 당파에서 초당적이고, 국정에서 중립적인 점에 있다. 정치판 전체를, 아무 곳이나 함부로 휘저어도 된다는 게 무당적 대통령의 특권이 될 수는 없다. 특히 대통령 선거 관리에 있어서는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노 대통령은 대선을 치르는 정치권에 대해 구체적으로, 노골적으로, 교과서 같은 훈수를 하고 품평을 할 처지가 아니다. 노 대통령이 부정적으로 묘사한 지도자상들은 사실 유력 주자들에 대한 실명 비판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최근 들어 회복세이기는 하지만 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30%대로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이를 두고 노 대통령은 "된 고비는 넘은 것 같다" "입이 째지려고 한다"고 자평한 적이 있다. 그러더니 마치 정치의 선각자, 최고의 고수인 양 발언의 범위를 넓혔다. 자신 외에 나머지 모두를 부정하고 있으니 독선도 심하다.

노 대통령의 글은 부당하다.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선거 구도를 자기 뜻대로 몰아가겠다는 저의가 느껴진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노 대통령은 남은 임기 국정 마무리에 전념해야 한다.

정치의 책임과 경쟁, 그리고 평가는 정당 정치와 선거, 국민의 선택에 맡길 일이다. 정책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대통령이 청와대 브리핑에 올려야 할 글은 이런 종류 말고도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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