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의 대선 출마 포기로 공황 상태에 빠진 범여권의 시선이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쪽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돼왔던 고건 전 총리와 정 전 총장이 잇따라 중도 하차를 하자 여권에서는 문 사장을 세 번째 '외부 선장'으로 내세우자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문 사장은 3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정 전 총장께서 그만두셨다고 해서 아무런 준비 없이 불쑥 나서는 건 적합하지 않다"면서도 "(대선 출마)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둔 것은 아니다"고 진전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시민사회가 9, 10월 전까지 새로운 정당을 만들면 합류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 분들의 나라 걱정에는 공감한다"며 "그러나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라고 말했다. 서두르지 않겠지만 정치 참여를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한 언급이다.
그러나 범여권은 다소 조급하다. 열린우리당의 개혁 성향 초선 의원 10여명이 문 사장 등 외부 주자를 지원하기 위해 20일 전후에 탈당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와 '통합과 번영을 위한 미래구상'의 정대화 집행위원장 등 시민사회세력도 문 사장 띄우기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문 사장이 여권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고 전 총리나 정 전 총장보다도 대중적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평가 때문이다.
박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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