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이기고 있는 사람이 손해 봐야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3일 4ㆍ25재보선 참패 이후 잠정 중단했던 민심잡기 대선 행보를 재개했다. 일주일 만이다. 경북 경주시 불국사를 찾은 뒤 경주시민체육대회와 경주 이씨 시조 향사(제사)에 참석하고 경산시에서 열린 뉴라이트 전진대회에서 축사를 하는 등 바쁜 일정이었다.

이 전 시장은 경주시 방문을 위해 울산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이번 지도부 사퇴 파동에서 손해를 봤다는 지적이 많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기고 있는 사람이 손해 봐야죠"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그러면서도 당 내분 수습과정에 대한 복잡한 심경의 일단을 드러냈다. 그는 불국사에서 성타 주지 스님으로부터 100일 전 발견된 '황금돼지 목상'의 모형을 선물 받았다. 한 참석자가 "<서유기> 에 보면 저팔계가 악귀를 쫓는 역할을 한다"고 말하자 이 전 시장은 "요즘 나한테도 악귀가 많다"고 말했다. 같이 있던 이방호 의원은 "검증하자는 사람이 많아서…"라며 거들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달라이 라마에게 불상과 망치를 선물 받은 사실을 소개했고, 성타 스님은 "망치로 불상을 두드리면 액운을 쫓고 파사현정(破邪顯正ㆍ사악함을 버리고 올바름을 따른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 전 시장은 "꺼내서 한 번씩 두드려야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뉴라이트 전진대회 축사에서 "반(反) 한나라당 연대 세력을 물리치기 위해 한나라당은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