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보복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자중지란(自中之亂)에 휩싸였다. 경찰청 수사국장(치안감)과 서울 남대문경찰서 서장(총경)이 수사 방향과 '지휘권'을 놓고 공개적으로 이견을 표출한 것.
주상용 경찰청 수사국장은 3일 "2005년 3월 김 회장의 강남구 논현동 F룸살롱 폭행 사건도 수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주 국장은 "보복 폭행 사건과 병합해 사법처리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택순 경찰청장의 이날 오전 논현동 사건을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장희곤 남대문서장은 보복 폭행 사건 수사가 막바지 국면에 접어든 만큼 다른 사건까지 떠맡는 것은 곤란하다고 공개 반박했다. 장 서장은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수사를 맡고 있는 나"라며 "논현동 건은 우리가 알 바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지휘 체계가 엄격한 조직 특성상 서장이 두 계급이나 높은 수뇌부를 직접 비판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경찰은 파문이 확산되자 강남경찰서에 논현동 룸살롱 수사를 맡겼다.
김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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