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매각을 둘러싸고 최근 논란이 된 공소장 변경문제에 대해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하지 않고 최종 재판절차를 마쳤다.
3일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조희대)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지난해 12월7일에 재판에 제출했던 의견서 내용이 기존 공소사실에 포함돼 있다”며 “세부적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공소장 변경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3월 재판부 변경 후 열린 첫 공판에서“검찰이 지난해 12월 공판에서 피고인들이 전환사채 실권 이후 회사 이사로서 주주에게 알려줘야 할 의무 등 6가지 의무를 추가 제시했지만 공소장에는 두 가지만 써 있고 나머지는 ‘등’으로 기재돼 있으니 명확히 하라’고 요구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내부 검토를 거쳐야 한다”며 답변을 미뤄왔다.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하지 않은 데에는 재판부가 공모와 이사의 의무를 분리해 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법원의 공소장 변경요구에 대해 재판부가 CB발행과 실권과정에서 주주들의 공모혐의는 입증이 안됐다고 보고, 구체적으로 적시한 실권이후 보고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만 따로 떼어내 선고하기 위한 의도로 파악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결과가 나오면 CB발행 단계 이전부터 공모했다고 검찰이 생각한 이건희 회장 등 삼성최고위층에 대한 소환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고심끝에 변경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변호인측은 이에 “12월에 검찰이 제시한 내용은 이전까지 논의된 적이 없는 새로운 내용”이라며 “공소장을 변경하지 않으면서 기존 공소사실에 들어있다고 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검찰은 에버랜드 전ㆍ현직 사장은 허태학ㆍ박노빈씨에 각각 징역5년, 3년을 구형했고 선고는 5월 29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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