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1ㆍ4분기 세계 조선소 순위(수주 잔량 기준)에서 한국 업체를 제치고 처음 '톱5'에 진입하는 등 약진을 거듭, 한국 조선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3일 조선ㆍ해운시황 전문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수주 잔량 기준 세계 조선소 순위에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이 1~4위를 고수한 가운데 중국의 대련선박중공이 현대삼호중공업(6위)과 STX조선(7위)을 밀어내고 처음 5위에 랭크됐다. 한국의 빅6 조선소들은 그 동안 세계 조선소 순위에서 1~6위를 석권해 왔었다.
세계 조선소 상위 50위권에 든 조선소 수에서도 중국은 16개사에 달한 반면, 한국은 10개사에 머물렀다. 대형급은 강하지만 중ㆍ소형급 조선소가 부실한 한국과 달리 중국은 대형급에서 중소형급 조선소에까지 고르게 전열을 갖췄다는 의미다.
중국 조선업의 이 같은 급성장은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 연합 및 합병 등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중국 조선업계의 주력 선종인 벌크선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다량 발주된 것도 한 요인이다. 중국은 수주 물량의 40% 가량이 벌크선이다.
이에 따라 '중국발(發) 위기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의 추격이 가시화하면서 "2015년 한국을 제치고 조선업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중국의 큰 소리가 결코 허풍이 아니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가 조선업계가 세계 1위를 고수하려면 크루즈선, 빙해선, 드릴십(원유 및 가스 시추 설비를 장착한 선박) 등 새로운 형태의 고부가가치 선박을 적극 발굴해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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