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29개 외국어고 졸업생의 74%가 국내 대학 비(非)어문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생 10명 중 7명 이상이 법대나 경영대, 의대 등에 합격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외국어 영재 양성’이라는 외고 설립목적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인적자원부가 3일 발표한 ‘2007학년도 외고 국내 대학 계열별 진학 현황’에 따르면 졸업생 6,146명 중 비어문계열 진학 비율이 74.2%에 달한 반면 어문계열은 25.8%에 그쳤다. 법대 경영대 등 사회계열 진학비율이 28.3%로 가장 높았고, 심리학과 등 인문계열 13.3%, 공학계열 11.0%, 교육계열 7.9%, 자연계열 7.1%의 순이었다. 의대나 치대 등 의학계열 진학비율도 4.9%나 됐다.
서울 대원외고의 경우 21.0%가 경영 또는 상경계열, 20.4%는 법학계열, 5.2%는 의ㆍ치ㆍ한의계열을 택했다. 어문계열 진학률은 12.7%로 저조했다. 서울 대일외고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합격생 231명 중 어학계열 진학 비율은 13.0%인 30명에 불과했지만 경영ㆍ상경ㆍ법학ㆍ의학계열은 44.0%나 됐다.
김홍섭 교육부 학교정책국장은 이와 관련, 최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외고 교육목적을 ‘외국어 전문인력 양성’에서 한걸음 나아가 ‘어학능력을 갖춘 다양한 분야의 지도자적 자질 양성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주목된다.
한편 교육부는 2009학년도부터 외고 입학전형 시기를 지금보다 한 달 정도 늦추는 방안을 놓고 시ㆍ도교육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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