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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학설'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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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학설' 틀렸다

입력
2007.05.03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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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뇌와 심장이 멎은 지 4~5분 안에 산소를 공급 받지 못하면 세포가 파괴돼 사망한다는 종래 학설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뉴스위크 최신호에 따르면 응급처치학 권위자인 랜스 베커 펜실베이니아대 박사팀은 산소 결핍으로 기능이 정지된 심장세포를 한시간 뒤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세포들이 죽지 않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베커 박사팀은 산소를 공급 받지 못한 세포는 결국 수시간 뒤 죽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기능이 정지된 심장세포가 한시간 뒤에도 죽지 않았는데 의사들이 소생시키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베커 박사팀은 세포의 죽음이 유리잔 안의 촛불이 산소가 없어 꺼지듯 수동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산소 재공급에 따른 능동적인 생화학적 변화로 세포가 죽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베커 박사팀은 세포의 연료인 산소를 공급하는 미토콘드리아가 ‘세포의 자연사(apoptosis)’ 과정을 통제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세포의 자연사란 암세포에 저항하기 위해 정상 세포가 미리 예정된 프로그램에 따라 스스로 죽는 것을 말한다.

베커 박사는 산소 재공급이 세포의 죽음을 초래한 역설적 결과에 대해 “세포를 감시하는 메커니즘이 암세포와 산소를 재공급 받는 세포를 구별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베커 박사의 이 같은 주장에 따르면 현재 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표준적 응급 조치는 잘못된 것이다. 즉, 심장 발작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즉각 옮겨지면 심폐소생술로 살아나지만, 심장이 멈춘 뒤 10~15분 지났을 때에는 사정이 다르다.

산소를 공급하고, 심장에 전기충격을 주고, 심장 박동을 위해 아드레날린제를 투여한다. 이는 심장 근육에 갑자기 산소를 너무 많이 투입해 결국 세포를 죽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베커 박사팀은 산소 투입을 줄이고 신진대사 속도를 늦춤으로써 혈액공급이 점진적이고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조절하는 방안과 체온을 33~37도로 낮춰 산소 재공급에 따른 화학적 반응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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