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34)가 화려한 야구인생의 최대 고비를 맞았다.
AP통신은 4일(한국시간) 뉴욕 메츠가 시즌 첫 등판에서 극도의 난조를 보였던 박찬호를 ‘지명할당 조치(designated for assignment)’ 했다고 전했다. 메츠는 이날 박찬호를 트리플A 뉴올리언스 제퍼스로 내려보내고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우완투수 리노 우다네타를 빅리그로 올렸다.
빅리그 복귀 3일 만에 마이너리그로 돌아간 박찬호는 지명할당 조치에 따라 향후 10일 간 이적할 팀을 찾지 못하면 48시간의 웨이버 공시 기간을 거치게 된다. 여기에서도 원하는 구단이 없을 경우 메츠는 박찬호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거나 자유계약선수(FA)로 풀게 된다. 박찬호의 경우 마이너리그행 거부권이 있어 자유계약선수로 풀릴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방출’과 다름없어 메츠가 박찬호와의 결별을 선택한 셈이다. 이로써 지난 2월 천신만고 끝에 메츠와 연봉 60만 달러, 옵션 포함 총액 300만 달러에 1년간 계약한 뒤 재기를 노리던 박찬호는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몰렸다.
박찬호의 ‘위기’는 예견된 일이었다. 메츠는 당초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부상 공백 등으로 허약한 선발진을 보강하려고 메이저리그 통산 113승(88패)을 거둔 베테랑 박찬호를 영입했지만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박찬호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5선발 자리를 마이크 펠프리, 애런 실리 등과 경쟁을 벌였지만 2승1패, 방어율 5.89로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2선발이던 올랜도 에르난데스의 부상으로 1일 뉴욕 셰이스타디움에서 열린 플로리다와의 홈 경기에서 빅리그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았지만 4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6피안타로 7실점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벼랑 끝에 내 몰린 박찬호에게 가능한 시나리오는 마운드가 약한 팀에서 마지막 ‘러브콜’을 받거나, 아니면 미국에서의 선수 생활을 영원히 접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편 클리블랜드의 추신수(25)도 이날 빅리그 복귀 10일 만에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추신수는 빅리그 6경기에서 타율 2할9푼4리(17타수 5안타)로 괜찮은 성적을 냈다. 추신수를 대신해 좌완투수 클리프 리와 라파엘 페레즈가 빅리그에 올라왔다.
<저작권자> 저작권자>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