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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의 거인 레이건 일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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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의 거인 레이건 일기 공개

입력
2007.05.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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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작고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생전에 쓴 일기가 월간 배너티 6월 호에 발췌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일기는 지난 1981년부터 89년까지의 대통령 재임 기간 초강대국의 수장으로서 그가 겪은 세계의 숨가쁜 정세와 함께 주변 친지와 가족에 관한 당시의 인상과 감상까지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남긴 5권의 일기에 독점적으로 접근했던 역사학자 더글러스 브링클리에 따르면 일기는 매 페이지마다 그의 깔끔한 필치로 밑에까지 빼곡이 적혀 있었다.

그가 취임 후 처음 맞부딪힌 국제적 위기 사태는 81년 6월 이스라엘이 이라크의 원자로를 폭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레이건은 지구 종말을 가져오는 전쟁 ‘할마겟돈(아마겟돈)’이 정말 임박했다고 생각했다. 일기에는 이스라엘의 메나헴 베긴 총리가 미국에 아무런 사전통고 없이 이라크 핵 시설에 대한 공습을 감행한 것으로 써져 있다.

레이건은 이에 대해 “베긴 총리가 안고 있는 공포가 어느 정도인지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미리 알렸다고 해도 (이라크의)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몰랐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자신의 휘하에서 국무장관을 역임한 알렉산더 헤이그를 ‘완전한 편집증 환자’로, 로월 와이커 전 상원의원은 ‘점잖은 체나 하는 멍청이’로 표현했다. 팝스타 마이클 잭슨에 대해선 직접 만나 보고 너무나 수줍은 사람이라 놀랐다고 적었다.

더불어 냉전 시대의 막을 내리게 한 옛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과는 독대해 장시간 대화를 가진 적이 있다고 레이건은 술회하고 있다. 그의 고르바초프에 대한 인상은 남달라 88년 5월의 일기에선 “우리 사이에는 서로를 끄는 어떤 힘이 존재하는 게 틀림없다. 정말 호흡이 잘 맞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일기는 가족에 관해서도 썼는데 아들 론이 통화 중 전화를 그대로 끊자 다신 대면하지 않으려고 했다는 섭섭한 심정도 털어 놨다. 부인 낸시 여사가 외출하면 외로움이 밀려와 괴로웠다고 기술해 아내에 대한 절절하고 애틋한 사랑이 일기에서 묻어날 정도였다.

브링클리가 시미 밸리의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 보관 중인 일기들을 편집한 ‘레이건 일기(The Reagan Diaries)’는 하퍼스 콜린스 출판사에 의해 이 달 출간될 예정이다.

이정흔 스포츠한국기자 viva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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