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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대리운전자는 보험 안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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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대리운전자는 보험 안받아요"

입력
2007.05.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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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사들이 대리운전자보험 신규 가입을 전면 중단했다. 가입자로부터 받는 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의 비율(손해율)이 치솟아 손실이 불어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감독당국이 대리운전자 사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이 보험 가입을 적극 유도해 온 데다, 대리운전업체의 반발도 거세 논란이 예상된다.

2일 금융감독원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최근 일제히 대리운전자보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3월부터, LIG손해보험은 4월부터 신규 가입을 중지했으며, 동부화재도 지난달 26일부터 판매를 하지 않고 있다. 현재 신규 가입을 받고 있는 곳은 제일화재 정도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

동부화재 대리운전자보험센터 관계자는 "지난달 26일부터 본사에서 손해율 상승에 따라 신규 가입을 중단하라는 지침이 내려 왔다"며 "기존 보험 가입자의 경우 사고 경력이 없는 업체만 선별해 보험 갱신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손보사들이 일제히 대리운전자보험에서 손을 뗀 것은 예정 손해율이 72% 가량이지만 실제 손해율이 업체에 따라 100%가 넘는 등 신규 보험 판매가 곧 손실 확대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손해율이 100%가 넘는다는 것은 고객들로부터 받는 보험료보다 사고 보험금 지급액이 더 많다는 뜻이다.

대리운전자보험의 손해율이 일반 자동차보험 손해율(80% 미만)에 비해 훨씬 높은 것은 대리운전업체의 편법 운용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예를 들어 100명의 대리운전자를 보유한 업체가 절반인 50명에 대해서만 보험을 가입한 뒤 보험가입 운전자 명의로 사고 처리를 하는 편법이 공공연히 동원되고 있다"며 "특히 손해율이 높아지면 할증 보험료를 내지 않기 위해 사업자등록번호를 바꿔 신규로 보험을 가입하기 때문에 신규 가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리운전업체들은 "가뜩이나 대리운전자에 대한 따가운 여론이 적지 않은데 보험 가입까지 차단하면 영업을 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금융감독당국도 대리운전보험 제도 개선 등 대리운전 피해 방지에 역점을 둬온 정책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며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에 손보사들은 이달 중 보험료율 조정을 거쳐 늦어도 6~7월께 신규 보험 판매를 재개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지만, 자칫 대리운전자보험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손보사 관계자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대리운전업체에 대해서만 사업자등록증을 내주는 등의 제도적인 뒷받침이 없다면 보험료를 인상한다고 해도 손해율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보사들은 서울지역 일부 자동차 정비업체들이 "보험사가 지급하는 정비 수가가 너무 낮아 부당하다"며 이 달부터 차량 수리비를 운전자에게 직접 받기로 하고 단체 행동에 돌입해 이중고를 겪게 됐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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