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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내분 봉합/ 강대표 중심잡기 여부에 순항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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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내분 봉합/ 강대표 중심잡기 여부에 순항 달려

입력
2007.05.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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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25 재보선 이후 일주일을 끌어온 한나라당 내분 사태가 2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강재섭 대표 쇄신안 수용으로 봉합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4일 오후 강 대표의 주선으로 만날 계획이다. 휴전 조인식인 셈이다. 하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박 전 대표 사람으로 인식되는 강 대표 체제하에서 현 수준의 경선 룰을 갖고 경선을 치러 승리를 자신하기 힘든 게 이 전 시장의 솔직한 속내다. 이번 사태는 재보선 참패의 책임 소재를 두고 불거졌지만 나중엔 당 주도권 경쟁 양상을 띠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이 전 시장측이 그간 키워온 당 장악력을 바탕으로 강 대표 체제를 개편할지, 말지를 고민하던 게 최근 며칠간의 상황이었다. 결국 이 전 시장은 현 체제 유지를 택했다.

일단 큰불은 잡힌 형국이다. 하지만 곳곳에 불씨가 남아 있다. 언제든 인화 물질이 닿으면 다시 불이 번질 수 있다.

대표적인 불씨가 경선 룰이다. 이 전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경선 룰은 국민 50 대 당원 50의 정신이 반영돼야 한다”며 향후 경선 룰 조정이 쟁점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은 경선 룰 재조정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고개를 가로 젓는다.

공석이 된 최고위원 자리에 누구를 앉힐지, 후임 당직자 인선은 어떻게 할지도 양측은 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달 중 구성될 경선관리위원회 인선도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대선주자 검증위원회 구성과 검증 절차를 두고 양측이 맞부딪힐 소지도 다분하다.

이 전 시장측 관계자는 “강 대표가 모든 문제에 대해 엄정 중립입장을 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당이 다시 시끄러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은 “이 전 시장이 강 대표의 쇄신안을 수용했다면 강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맡겨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씨의 완전 소화 여부는 상당 부분 강 대표에게 달렸다는 지적이 많다. 강 대표로선 양 진영에게 뭐든 충돌할 명분을 줘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쪽 저쪽의 눈치를 봐서도 안 된다. 강 대표가 내놓은 쇄신안의 정신은 “당 중심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그간 당이 흔들렸던 것도 따지고 보면 강 대표가 대권주자들에게 휘둘렸기 때문이다.

강 대표가 대권주자들을 틀어 쥐고 당 중심으로 갈 수 있을지가 한나라당의 순항 여부를 가름할 일차적 관건이다. 한 당직자는 “강 대표가 작은 분란을 우려해서는 안 된다”며 “더욱 더 자기 목소리를 내고 원칙을 앞세워 밀어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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