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표적인 소주인 평양소주가 미국 정부의 공식 승인을 받아 빠르면 이달 중 미국 시장에 수출된다.
미국 뉴욕에서 ‘미주 조선평양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재미동포 사업가 스티브 박(한국명 박일우ㆍ59)씨는 1일 미주 한국일보와의 회견에서 “지난달 9일 남포항에서 평양소주가 북한 선적 송화 2호에 선적돼 출항했다”며 “통관절차를 예상할 때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미국 동부지역에 평양소주가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선적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4일~12일 북한 남포항을 방문했다.
북한 당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원장 추대 14주년 기념일인 지난달 9일 남포항에서 박씨와 미국측 일행에게 평양소주의 대미 수출 출항을 축하하는 환송식을 마련하는 등 이번 사업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북한 당국은 북한 제품이 미국 당국의 모든 승인 절차를 밟아 공식 수출된다는 것에 대해 매우 고무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이 일반 품목이 아닌 소비품목이자 수입절차가 까다로운 주류의 수입을 허용했다는 것은 양국 간 신뢰관계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2002년 10월 평양소주의 판매를 담당하는 북한의 ‘조선평양무역회사’와 북미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한 뒤 미 재무부의 외국자산관리실(OFAC)에 북한산 물품 수입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을 시작으로 상무부 산하 특허상표청(USPTO)에 평양소주 로고와 라벨 등록 신청, 식품의약국(FDA)에 식음료 생산시설 등록 신청 등 모든 통관 절차를 거쳐 지난해 7월 미 당국으로부터 수입에 필요한 모든 승인을 얻는데 성공했다.
박씨는 평양소주의 미주지역 판매를 위해 북한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대미 수출용 상업용 포스터와 광고음악의 제작을 끝낸 상태다. 1980년대초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박씨는 10여년 전부터 매년 5, 6차례 북한을 방문해 온 대북 사업가이다.
평양소주는 강냉이 쌀 찹쌀과 170m 지하의 천연 암반수로 만든 북한의 대표적인 소주로, 일본 중국 등에는 이미 수출용 평양소주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던 2000년 6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해 일본 도쿄(東京)에서 남한의 진로소주와 북한의 평양소주를 섞은 ‘통일소주’를 만들어 마셔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에 미국에 수출되는 평양소주 물량은 모두 2,520상자(상자당 24병, 병당 375ml)로, 북한에서 판매되는 것보다 알콜 농도를 2도 낮춘 23도로 제조된 수출용이다.
뉴욕=미주한국일보 뉴욕지사 신용일기자 yis63@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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