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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권' 조선시대 李씨 남성 탈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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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권' 조선시대 李씨 남성 탈피할까

입력
2007.05.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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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권에 대한 주요 관심거리 중 하나가 ‘우리나라 화폐 주인공은 이씨 성(姓)을 가진 조선시대 남자’라는 공식이 깨질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현재 유통되는 화폐의 주인공들은 세종대왕, 율곡 이이, 퇴계 이황 등 모두 조선시대 사람으로 성은 이씨이며, 남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주화 가운데 인물을 주소재로 쓴 100원짜리 동전의 주인공 역시 조선시대 남자인 이순신 장군이다. 1960년 새 1,000원권에 세종대왕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지폐든 주화든 인물을 소재로 만든 모든 화폐에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초상이 사용됐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고액권 발행계획에 따르면 10만원권, 5만원권에 인쇄될 도안 인물의 주인공은 올 9~10월께 확정된다.

이성태 한은 총재가 이날 화폐 도안 인물에 대해 “과거 여러 번 여론조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나올 인물은 다 나왔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과거 신권 발행계획 발표 때마다 단골로 등장한 인물들 중 2명이 주인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고액권 초상인물로 가장 많이 거론된 인물은 백범 김구 선생이다. 한은도 한때 10만원권에 백범의 초상을 쓰기로 내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외의 유력한 인물로는 다산 정약용과 신사임당을 들 수 있다. 다산 정약용은 한은의 5만원권 초상 후보로 선정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여성이 포함돼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율곡 이이 대신 5,000원권 초상 후보로 거론됐던 신사임당이 부각될 수 있다.

이밖에 광개토대왕, 장영실, 유관순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유관순은 독립운동가이면서 여성이고,신사임당과 견줄만한 인지도를 지녔다는 점이 장점이다.

바탕색(기조색)은 5만원권은 노란색이나 붉은색 같은 따뜻한 색 계열로, 10만원권은 청보라색이나 회색 같은 차가운 색 계열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새 1,000원권은 청색, 새 5,000원권은 적황색, 새 1만원권은 녹색이다. 차가운 색과 따뜻한 색을 번갈아 사용하는 것은 그렇게 해야 화폐간 구분이 쉽기 때문이다.

고액권의 크기는 거의 결정돼 있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새 1만원권을 발행할 때 고액권 발행을 감안, 도안과 크기를 잠정 결정했기 때문이다.

새 은행권은 세로가 모두 68㎜로 동일해 고액권의 세로 길이 역시 68㎜가 될 전망이다. 가로 길이는 1,000원권이 136㎜, 5,000원권이 142㎜, 1만원권이 148㎜으로 6㎜씩 커지기 때문에 5만원권은 154㎜, 10만원권은 160㎜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 관계자는 “2004년까지 2년간 가동했던 태스크포스팀의 연구결과에 바탕을 두고 새 은행권이 발행됐기 때문에, 고액권 역시 당시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발행 준비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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