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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항쟁' 20년… 주역들이 되짚는 민주화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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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항쟁' 20년… 주역들이 되짚는 민주화 현장

입력
2007.05.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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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6월항쟁이 일어난 지 20년 되는 해. 1980년대 대표적 현장운동가 40여 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항쟁의 배경과 진행과정, 역사적 의미 등을 종합적으로 재구성한 기록물이 간행된다.

6월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항쟁 20주년 및 국가기념일 지정을 기념해 원고지 6,000매 분량의 책 3권, 현장사진 300컷을 담은 사진집 1권으로 구성된 <다큐 6월항쟁> 을 제작 중이라고 2일 밝혔다.

당시 발표한 성명서를 묶거나 전대협, 민통련 등 개별 단체의 활동사를 정리한 책은 나왔지만, 이처럼 다양한 항쟁 참가 주체들의 기록을 한데 모은 것은 처음이다.

책에는 79년 10ㆍ26 직후 ‘서울의 봄’부터 87년 6ㆍ29 선언까지의 내용이 담긴다. 신계륜 전 의원은 80년 5월15일 서울에 결집했던 10만 명의 대학생이 정부 측의 회유로 대학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막지 못했던 것을 후회한다. 당시 고려대 총학생회장이던 신씨의 설명에 따르면 타 대학 대표들의 입장이 워낙 강경해 ‘철군’을 막지 못했고 결국 이틀 후 신군부 계엄 확대의 빌미만 제공하고 말았다.

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으로 5년8개월 간 옥살이를 한 소설가 김은숙씨는 함께 구속됐던 후배에게 보내는 편지 글 형식을 빌어 당시를 증언한다. 김씨는 법정에서 5ㆍ18 참극을 방조한 미국을 비판하려 하자 재판장이 “피고인들의 방화는 광주와 관계없이 사회주의 이념에 젖어서 한 것 아니냐”며 제지했던 일 등을 글에 담았다.

86년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 권인숙씨는 “당시 내가 용감했기 때문에 성고문을 공개한 것은 아니다”라고 회고한다.

민주화를 위해 분신도 감행하는 마당에 “부끄러움이나 가족의 고통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는 게 권씨의 설명이다. 이듬해 6월 10일 서울 명동 시위 때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우상호 열린우리당 의원은 “1만5,000명의 시위대가 거리를 점거하는 모습을 보자 감동과 함께 자신감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편집위원장을 맡은 성유보씨는 “각 권 6,000부씩 총 2만4,000부를 찍어 각급 학교, 도서관, 공공단체 등 5,000여 곳에 기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요 경비 4억원 중 1억원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모금할 계획이다. 출간 기념회는 내달 26일 오후 6시 명동성당에서 연다. (02)3709-7597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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