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을 우습게 아는 ‘거리의 폭주족’들은 앞으로 몸 조심 해야 할 것 같다.
미국 대법원은 30일 경찰차가 단속을 피해 달아나던 폭주차량을 들이받아 갓길로 밀쳐내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로 도망 운전자가 전신불수가 된 사건에 대해 경찰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불법적인 폭주족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2001년 발생한 사건으로 전신불수가 된 빅터 해리스(당시 19세)씨 측이 제소한 상고사건에 대해 “사고 당시 경찰은 ‘정당한 강제력’을 행사 했다”며 8대1로 소송을 기각했다.
경찰력 남용이란 비판을 사기 십상이었던 이번 사건에서 대법관들이 경찰의 손을 들어주게 된 결정적 계기는 순찰차량에 탑재된 카메라에 찍힌 당시 상황. 6분 여에 걸친 추격전이 고스란히 녹화된 비디오테이프를 보면 해리스가 2차선 도로에서 시속 100마일 이상으로 질주하는 상황과 중앙선을 침범해 차선을 마구 바꾸는 상황 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해리스는 면허정지 상태였으며, 경찰의 정지명령을 무시하고 달아났다.
주심인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동영상 상황을 수 차례 언급하며 “하급심에서는 도망자를 ‘주의력과 통제력을 갖춘 운전자’로 규정했으나, 동영상을 보면 사실과 다르다”며 “도망자는 할리우드 영화에나 나올 법한 폭주를 함으로써 추격하던 경찰과 다른 운전자들을 중상을 일으킬만한 심각한 사고위험에 빠지게 했다”며 원고측 주장을 일축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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