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군이 술을 많이 마시는 공무원에게 공로패를 수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괴산군은 1일 직원 정례회의에서 과장(5급) 1명과 6, 7급 각각 1명 등 직원 3명에게 ‘음주문화상’이라는 이름의 공로패를 수여했다. 이 패에는 ‘지역경제 살리기에 헌신 노력해 활기차고 풍요로운 괴산 건설에 기여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들은 부상으로 건강 팔찌를 받았으며, 연말에 부부동반 제주도 여행도 간다.
괴산군은 지난달 ‘건전한 음주문화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직원을 포상한다’는 취지로 각 실ㆍ과, 면사무소로부터 술을 잘 마시는 공무원 20명을 추천 받은 뒤 직원 인터넷 투표를 거쳐 이들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군 관계자는 “수상자들은 모두 술 실력이 대단하고 직무수행 능력도 뛰어나다”고 자랑했다. 이 관계자는 “괴산은 야간에 영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죽은 도시를 연상할 정도로 심각한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번 포상은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좋은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 김모(42)씨는 “지역 상권을 살린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 상을 준다면 청소년들이 뭘 보고 배우겠느냐”고 꼬집었다. 군청의 한 공무원도 “보건소가 몇 년 전부터 농촌지역 절주운동을 특수시책으로 펼치고 있는 마당에 ‘음주문화상’이라는 이름의 패를 수여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각수 괴산군수는 이런 비판에도 불구, “지역경제 활성화에 노력한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차원에서 공로패 수여를 정례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괴산=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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