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결선투표를 나흘 앞둔 2일 우파의 니콜라 사르코지(52)와 좌파의 세골렌 루아얄(53)이 2,000만명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TV 토론에서 마지막 한판승부를 벌인다.
1차투표에서 380만표를 얻어 4위를 기록한 극우파 장 마리 르펜이 1일 노동절 집회에서 “사르코지와 루아얄 모두에게 투표하지 말고 집단 기권할 것”을 지지자들에게 촉구함에 따라 2시간짜리 이 TV토론이 표심을 사로잡을 최후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50대 전후 세대의 남녀 후보 대결이란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번 결선 후보간 토론은 1995년 대선 이후 처음이다. 2002년 대선 때는 자크 시라크 후보가 상대인 르펜이 극우주의자란 이유로 토론을 거부했다.
지난달 30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조사 결과 집권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사르코지가 52.5%의 지지를 받아 사회당의 루아얄(47.5%)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LH2의 발표에도 사르코지(52%)가 루아얄(48%)을 앞섰다.
루아얄은 이번 TV 토론을 불리한 판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마지막 절호의 기회로 보고 필사적인 자세로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루아얄은 “평생 대화와 토론으로 단련됐다”며 “토론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변호사 출신의 달변가인 사르코지는 특유의 저돌적 어조와 비상한 기억력으로 여성 후보 루아얄을 압도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르코지는 상대가 여성 후보인 만큼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나가면 자신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지적과 관련, “상대가 여자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억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달 22일 대선 1차 투표 득표율에서 수도 파리가 좌우 후보에 의해 동서로 분리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AFP통신이 30일 전했다. 파리 전체로 보면 사르코지가 35%의 득표율로 루아얄의 32%를 앞질렀지만, 전체 20개구(區) 중 10개구는 사르코지에게, 나머지 10개구는 루아얄에게 더 많은 표를 줬다.
몽마르트르, 물랭루주가 있는 18구와 센강 좌안의 5구 등 중간선을 기준으로 대체로 부유층과 중산층이 많이 사는 서쪽은 사르코지에게, 이민자와 빈곤층이 많은 동쪽은 루아얄에게 더 많은 지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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