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라이벌은 없습니다.”
온라인 프로 게임계의 신성으로 통하는 마재윤(20ㆍCJ엔투스 사진). 국내 프로 게임계에서 호적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당돌하게 답했다.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나이. 아직 앳된 얼굴이지만 승부에 관한 한 그의 철학은 냉정하고 분명했다. “상대를 의식하면서 승부에 임한다면 이미 그 승패는 반쯤 결정지어진 것이나 다름없어요. 저는 오직 제 자신만을 라이벌로 여기고 있을 뿐입니다.” 승부사 다운 기질이 물씬 묻어났다.
마 선수는 CJ엔투스의 전신인 GO팀에 입단(2004년 11월)할 때까지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2005년 우주배 MBC 게임 스타리그 챔피언에 오르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고, 이후 거침없이 온라인 게임업계를 평정해 갔다.
2006년 한 해 동안 국내 개인대회 가운데 절반 가까운 경기에서 연승을 이어가며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보통 한 대회를 준비하는 데 일주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이기는 경기가 많다 보니 3일에 한번 꼴로 대회에 출전하는 경우도 허다했죠.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던 한 해였습니다.”
그 결과 한 해 프로게임을 결산하는 ‘2006 e-스포츠 대상’에서 마 선수는 최고 영예인 대상을 포함, 스타크래프트 명승부상과 개인전 최다승상(62승25패, 비공식대회 및 예선전 제외) 최다승률상(71%) 올해의 선수상(저그 부분) 등을 휩쓸며 5관왕에 등극했다. 자신이 후보로 이름을 올린 상은 모두 휩쓴 것이다.
“이런 게 성취감이구나 싶었어요. 작년에는 객석에서 e-스포츠 대상 시상식을 지켜봐야 했지만 올해는 제가 그 자리에 설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기뻤습니다.”
그는 이어 “가능한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게임을 즐기려 했던 부분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대로 올해도 상승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e-스포츠협회에 따르면 마 선수는 월 공인랭킹 순위에서 1위에 올라,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정상을 지키고 있다.
프로게임계의 지존답게 마 선수의 연습방법도 독특하다. 대부분 선수들이 이어폰을 사용하면서 연습게임을 하는 것과 달리, 마 선수는 이어폰을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다.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불리한 점도 있지만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미니맵 관찰에 더 효과적이다”며 “결과적으로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집중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의 별칭은 온라인 게임업계를 평정했다는 뜻에서 ‘마에스트로.’ 그는 올 한해 남은 경기에서도 선전을 자신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박서강 기자 pindropp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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