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중국 과학기술부장(장관)에 임명된 완강(万鋼ㆍ55ㆍ사진) 중국치공당(中國致公黨) 부주석이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다. 완 장관이 1950년대 말 이후 반세기 만에 처음 나온 비공산당원 출신 각료인데다 해외로 유출된 고급인력이었다 귀국한 소위 ‘하이구이(海歸ㆍ유학파)’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다.
상하이(上海) 통지(同濟)대학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한 자동차 전문가인 완 장관은 1985년 독일로 유학해 박사학위를 딴 뒤 1990~2000년 10년간 독일 아우디 자동차의 연구원으로 일했다. 96년 아우디 생산ㆍ기술부문 매니저로 승진했던 그는 아우디 A4 모델의 기술적 진보와 생산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2000년 모교 요청으로 교수로 돌아와 7년 만에 장관직에 올랐다. 인적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중국 풍토로 보자면 파격적인 일이다. 완강의 발탁은 해외 고급인력도 정부 부문에서 얼마든지 일할 수 있다는 점과 중국 정부가 얼마나 자주적인 기술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완 장관의 개인적 역량은 검증됐다. 귀국 후 청정연료 자동차 모델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 그는 정부에 청정에너지 자동차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국책 과제로 제시했고, 이후 ‘836전기자동차 개발 프로젝트’의 책임자가 됐다. 행정ㆍ관리 측면에서도 그는 통지대를 자동차 연구의 메카로 키웠고, 2004년에는 총장에 올랐다. 동료 교수들은 그가 연구 뿐 아니라 행정분야에도 탁월한 수재라고 평가한다.
언론이 그를 주목하는 또 다른 배경은 그의 입지전적인 성장 과정이다. 상하이에서 출생했지만 어린 시절을 지린(吉林)성 옌볜(延邊) 산골에서 보낸 그는 10대 시절을 가난 때문에 농장에서 중노동을 하며 어렵게 동북임업학원을 졸업했다. 그가 가장 아끼는 것은 등유램프와 청정연료 자동차 모형이다.
그는 “나의 10대를 비춰졌던 등유램프는 학대 받는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상기시켜 주며, 자동차 모형은 나의 미래를 밝혀준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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