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혼란과 분열은 1일에도 계속됐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울타리를 넘어 당 지도부의 총사퇴 여부를 놓고 찬반 기류가 극명하게 갈렸다. 그 동안 말을 아꼈던 당직자들도 논란에 가세했다.
전날까지 이재오 최고위원과 사퇴 문제에 공동보조를 맞추겠다고 했던 정형근 최고위원은 이날 “이 최고위원과 상의하려고 했는데 연락이 안 된다”며 “이 최고위원은 캠프의 최고위원인지, 당의 최고위원인지 모르겠다”고 불쾌해 했다.
전여옥 전 최고위원은 “강재섭 대표는 지난 10개월 동안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줬고 그 결과가 4ㆍ25 재보선 패배로 나타났다”며 “강 대표가 물러나야 당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도 “강 대표 체제로는 지금의 당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며 “새 지도부가 나서서 밀어붙여야만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지도부 교체에 무게를 실었다.
당 외곽의 뉴라이트전국연합도 당초 입장 표명을 유보했으나 이날 성명을 내고 “강 대표가 발표한 쇄신안은 민심을 추스르기엔 너무 미흡하다”며 강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이날 저녁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강재섭 대표와 상임고문단에서의 만찬에선 두 주자의 단합을 촉구하며 이 최고위원의 사퇴를 만류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상임위원단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에게 공동기자회견을 요구하며 “두 사람이 재보선 결과에 대해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최고위원을 위시한 젊은 의원들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거다. 강 대표가 두 주자를 만나서 직접 해결하라”(이중재) “대표가 막강한 힘을 가져야 한다”(신경식) “대표가 지금 물러나라는 것은 당을 박살내자는 것”(목요상)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한편 소장파인 남경필 의원은 이 전 시장측을 겨냥, “후보들이 당의 집권보다는 당내 경선에서 유리한 방법만을 고심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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