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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황창규 반도체총괄사장 '미래 진단'/ "반도체 5년내 大변혁…황의 법칙도 한계 올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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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황창규 반도체총괄사장 '미래 진단'/ "반도체 5년내 大변혁…황의 법칙도 한계 올것"

입력
2007.05.0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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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숨가쁘게 빠른 산업이다. 워낙 기술개발속도가 빨라 신제품도 1~2년이 지나면 가격은 5분의 1수준으로 폭락한다. 경기 사이클도 심하게 탄다.

때문에 적기 투자, 남보다 한발 앞선 투자가 그 만큼 중요하고, 기술적 우위가 확실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삼성전자 황창규 반도체 총괄 사장의 표현을 빌리면 “1등이 다 먹는 사업”이다. 타이밍을 먹고 사는 ‘승자독식(The winner takes all)’산업인 셈이다.

반도체 업계는 지금 ‘시련기’를 통과하고 있다. 공급 과잉으로 1분기에만 D램 가격이 27%나 빠졌고, 낸드 플래시도 반토막이 났다. 1993년부터 메모리 부문 세계 정상을 지켜오고 있는 삼성전자도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황창규 사장이 반도체의 미래에 대해 마침내 입을 열었다. 5년 안에 대변혁이 올 것이고, 특히 자신이 주창한 ‘황의 법칙’(매년 반도체 메모리의 용량이 2배씩 성장한다는 이론)도 언젠가는 한계가 부닥칠 것이라고 전망해 주목을 끌고 있다.

황 사장은 최근 일본의 ‘니케이 마이크로 디바이스’ 5월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앞으로 5년간은 반도체 업계에서 극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며 이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적(4~6년 뒤 혼란스러워질 것)하고 있는 점”이라면서 “기술개발력과 시장 창출력이 없는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반도체 시장은 수많은 업체가 경쟁적으로 물량을 쏟아내 가격폭락을 자초하고 결국 스스로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구조다. 그러나 5년 후 쯤에는 확실한 기술력을 가진 업체만 생존하는, 그렇지 못한 다수 업체들은 도태하는 대지각 변동이 올 것이라게 황 사장의 예상이다.

황 사장은 “황의 법칙이 지속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2006년에 32기가 낸드를 개발하는 등 미세화(반도체의 집적도를 높일 수 있는, 회로의 선폭을 가늘게 하는 기술)와 대용량화를 계속해 왔지만 미세화에는 한계가 있고 앞으로 속도도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 법칙이 일정시점에는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려워질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황의 법칙은 반도체 업계의 교과서로 통하는 ‘무어의 법칙(반도체 성능은 18개월마다 2배씩 좋아진다는 이론)’를 넘어 반도체 집적도가 매년 2배씩 증가한다는 황 사장의 ‘메모리 신성장론.’ 황 사장은 1997년부터 낸드 플래시메모리 개발에 착수, 2002년 1기가 메모리 개발에 성공하면서 이 같은 법칙을 발표했고, 지난 해까지 7년째 이를 입증해 보였다.

황 사장은 “그래도 미세화의 속도를 조금이라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술혁신을 해 나갈 것”이라며 “미세화의 한계를 늦출 수 있는 신형 플래시 기술인 CTF(charge Trap Flash)를 지난해 개발한데 이어 1셀당 3비트 이상을 실현하는 기술, 복수의 칩을 쌓는 적층기술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가격이 급락한 낸드 플래시 사업전망에 대해 황 사장은 “연간 50%의 단가 하락을 전제로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올 1분기에는 그 이상 하락했다”며 “그러나 하반기에는 낸드 제품을 응용한 기기들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장기적으로 단가 하락과 수요 확대가 반복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낙관적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황 사장은 지난달 대만에서 “올해도 황의 법칙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면 올 9월에 세계를 놀라게 하는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황의 법칙이 정말 지켜질 수 있을 지, 또 언제까지 유효할지 업계는 주시하고 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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