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설립 20주년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이강서 신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설립 20주년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이강서 신부

입력
2007.04.30 23:35
0 0

1987년 서울은 88올림픽을 앞두고 재개발사업이 한창이었다. 도시재정비라는 미명 하에 목동에서 시작한 강제 철거는 사당동 상계동 등으로 확대됐고 삶의 터전을 잃은 도시 빈민은 거리로 내몰렸다. 그 때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도시 빈민의 권익 보호를 위해 만든 도시빈민사목위원회(현 빈민사목위원회)가 설립 20주년(4월 28일)을 맞았다.

"판자촌, 달동네가 사라지고 번듯한 임대아파트가 들어섰다고 도시 빈민이 사라진 건 아니에요. 빈민의 소득은 별로 늘지 않았는데, 서울의 생활비가 크게 올라 도리어 걱정입니다."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이강서(45) 신부는 1인 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앞두고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가난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빈곤에 대한 사회적 관심마저 빈곤해지는 세태 때문에 걱정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빈민사목위원회는 20년 전 철거 반대 운동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빈민과 함께 생활하는 현장 공동체 활동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빈민 주거 지역에 선교본당 등을 설치해 그들의 고충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사회단체와의 연대를 모색중이다.

빈민사목위원회의 현재 활동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명례방 협동조합'의 무담보 소액대출. 방글라데시의 그라만 은행처럼 조합원들이 돈을 빌려 옷과 도시락을 만드는 생산협동조합을 설립해 안정적인 고용과 수입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목회자로서 청빈한 삶을 실천하려 한다는 이 신부는 빈민들이 물질적으로는 가난해도 정신적으로는 서로 돕고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도시 빈민 문제 해결의 열쇠를 사람에게서 찾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람이 희망입니다. 어려운 가정의 청소년들이 부모를 탓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씩씩하게 자라는 모습이 대견해요. 이들이 체험한 나눔의 삶이 도시 빈민 운동의 불을 붙이는 작은 불씨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1999년부터 선교본당 활동을 시작한 이 신부는 현재 장위, 월곡 지구에서 빈민사목활동을 하고 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