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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시가 > 시세 '역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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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시가 > 시세 '역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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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30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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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은 1억원 정도 하락했는데 공시가격은 3억원이나 올랐어요. 급매물도 팔리질 않아 얼마나 더 떨어질지 모르는데… 이런 식이라면 시세가 공시가격 보다 떨어지는 것도 시간 문제 아니겠어요?”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주민 이지웅씨는 올해 확정 고시된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혀를 내둘렀다.

이 씨는 “종부세가 몇 만원도 아니고 수백만원을 내야 하는데, 시세의 80% 수준에 맞췄다는 공시가격이 실거래 가격에 육박할 정도로 불합리하다면 누가 가만히 있겠느냐”며 추가 이의신청을 해서라도 공시가격을 낮춰보겠다고 말했다.

올해 공동주택 및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오르면서 공시가격이 시세를 추월하는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앞으로 조세 저항 등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는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 증가에도 불구, 집값이 계속 올라 예상보다 조세저항이 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실거래가가 공시가격보다 오히려 떨어지는 역전현상이 잇따라 주민들의 불만이 확산될 전망이다.

실제로 강남구 대치동 은마 34평형 공시가격은 10억800만원으로, 최근 실제 거래된 가격인 10억원보다 오히려 높다. 경기 과천시 부림동 주공8단지 31평형도 시세가 공시가격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시가격이 7억1,000만원인 이 아파트는 7억3,000만원까지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찾는 사람이 없어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경우 조만간 공시가격보다 시세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강남구 대치동 우성2차 38평형은 공시가격이 시세의 95% 수준이다. 올해 공시가격이 6억9,300만원으로 시세(7억2,800만원)와 큰 차이가 없다.

아직까지는 집값 하락폭이 크지 않아 공시가격과 시세가 역전되는 곳은 많지 않지만 최근 같은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공시가격이 낮춰지지 않을 경우에는 많은 곳에서 역전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로인해 이번 추가 이의신청 기간에는 공시가격 하향 요청도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일부 단지에서는 집단 이의신청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송파구 잠실5단지는 재건축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집단 이의신청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치동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집값은 약세인데 세금 부담이 커지자 공시가격을 낮춰달라는 움직임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는 조세저항이 만만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는 “이의 신청자들이 주장하는 집값 하락은 일부 단지의 몇 건의 거래에 국한된 것으로, 전체적인 집값 하락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설사 시세가 떨어지더라도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이 80% 정도인 만큼 역전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폭락세가 나타나지 않는 한 당장 공시가격을 재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지난달 진행한 공시가격 이의신청도 지난해에 비해 5배나 많은 5만여건에 달할 정도로 늘어난 것을 보면 추가 이의신청도 봇물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정부가 집값 안정세를 확신한다면 조세저항을 줄이기 위해서 집값 하락이 두드러진 곳에 대해서는 공시가격을 낮춰주는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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