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이 경기 성남시 상적동 청계산 부근 도로변 3층 상가건물 공사장에서 서울 중구 북창동 S클럽의 종업원 조모(33)씨를 쇠파이프로 가격하고 주먹으로 얼굴을 비롯한 전신을 수십 회 때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김 회장과 한화그룹측은 폭력 가담과 지시 의혹에 대해 강력히 부인하고 있어 진실공방이 예상된다.
30일 서울 남대문경찰서가 발표한 중간 수사결과 브리핑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3월8일 오전 7시 강남구 청담동 G가라오케에서 북창동 S클럽 종업원 조씨 등 5명은 김 회장의 아들 김모(21)씨 일행 2명과 사소한 시비 끝에 시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S클럽 종업원인 윤모(34)씨가 김씨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때렸고, 몸싸움을 벌이는 와중에서 김씨는 계단에 굴러 떨어져 눈썹 부위가 11바늘 찢어졌다.
이날 오후 뒤늦게 사실을 보고 받은 김 회장과 한화측은 G가라오케 사장을 통해 사과를 요구했고, “한화그룹 회장 아들이 맞아 머리가 찢어졌으니 와서 사과하라”는 가라오케 사장의 연락을 받은 조씨 등 4명은 오후 7시께 도착했다.
G가라오케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 회장은 이들이 도착하자 “아들을 때린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고, 조씨는 “내가 그랬다”고 대답했다.
김 회장과 경호원들은 곧바로 대기중인 차량으로 이들을 청계산 인근 공사현장에 끌고 갔으며 오후 9시께 도착해 폭행을 했다.
조씨는 당시 김 회장이 청계산 상가건물 공사장에서 근처에 있던 150㎝길이의 쇠파이프로 자신의 등을 한차례 때리고, 발로 얼굴 등 전신을 수십 회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늑골골절 의증, 두부타박상 등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김 회장이 나머지 3명도 “말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릎을 꿇려 놓은 후 손과 발로 얼굴 부위를 10여 차례 이상 때렸다고 덧붙였다.
이 때 김 회장의 차남인 김씨가 “조씨는 나를 때린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자 김 회장과 일행은 오후 11시께 북창동 S클럽에 도착, 업주에게 "아들을 때린 윤씨를 찾아오라"라고 요구해 폭행 당사자인 윤씨를 불러냈다.
김 회장은 아들에게 "너를 때린 사람 맞느냐"라며 확인성 질문을 했고 김씨는 대답 대신 주먹과 발 등으로 윤씨의 얼굴과 정강이 등을 폭행했다. 경찰은 김 회장이 S클럽에서 김씨에게 윤씨의 얼굴과 정강이를 때리도록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9일 새벽 0시 7∼11분 경찰에 "S클럽에서 손님인 한화 회장 아들이 종업원을 폭행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하지만 출동했던 태평로지구대 경찰관 2명은 "술집 종업원들끼리 싸웠을 뿐"이라는 업주의 해명을 듣고는 경고만 하고 현장을 떠났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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