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2003년 이라크 한 호텔에서 미군의 탱크 포격으로 자국 기자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미군 3명을 27일 기소했다.
스페인 국내법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자국인에 대한 범죄를 재판 관할권을 갖는 당사국이 행사하지 않더라도 스페인에서 기소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전쟁 중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또는 과잉 공격하는 것을 국제사회에 대한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산티아고 페드라스 판사는 미 3보병대 소속 숀 깁슨 병장과 필립 월포드 대위, 필립 디캠프 중령 등 3명을 살인 및 국제사회에 대한 범죄 혐의로 기소하고 이들에게 기소 사실을 통보해 줄 것을 미군 당국에 요청했다. 페드라스 판사는 이들 3명에 대해 체포영장도 발부했다.
스페인 TV 텔레싱코의 카메라맨 호세 쿠소는 2003년 4월 8일 바그다드 팔레스타인호텔에 투숙했다가 미군의 포격으로 사망했다. 당시 로이터통신의 카메라 기자였던 우크라이나인도 사망했다.
콜린 파월 당시 미 국무장관은 “호텔에서 적대사격이 있었기 때문에 미군이 응사한 것”이라며 “자체 조사결과 미군의 공격은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디캠프 중령과 월포드 대위가 발사명령을 내려 깁슨 병장이 명령을 수행했다.
페드라스 판사는 기소장에서 “이들은 팔레스타인 호텔에 민간인이 묵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자신들과 미군에 적대적인 (저격수 등) 명백한 위협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들의 신병을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지만 스페인과 범인인도협정을 맺은 나라를 여행할 경우 스페인이 발부한 체포영장에 따라 체포될 수 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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