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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세드라베 무용단의 한국 무용수 예효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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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세드라베 무용단의 한국 무용수 예효승

입력
2007.04.30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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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안무가 알랑 플라텔이 이끄는 벨기에 세드라베 무용단(Les Ballets C. de la B.)은 현대무용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무용단 중 하나다. 그 세드라베 무용단이 25~27일 LG아트센터에서 펼치는 내한공연 <저녁기도> 무대에서 우리는 한국어 대사를 들을 수 있다. 한국 무용수 예효승(33)이 있기 때문이다.

예효승은 2005년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저녁기도> 오디션에 합격, 이 무용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안무가 중심의 세드라베 무용단은 정규 단원을 두지 않고 매 작품마다 출연 무용수를 뽑는다.

하지만 예효승은 플라텔로부터 차기 뿐 아니라 차차기 작품에도 출연해달라는 제안을 받은 상태. 무용평론가 장광열씨는 예효승에 대해 “겉으로 굵고 강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캐릭터를 섬세하게 소화해낸다. 양면을 다 소화할 수 있는 흔치 않은 무용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학(경희대 무용과)과 대학원 입학 때 모두 재수를 했고, 동아무용콩쿠르에서도 다섯번이나 도전한 끝에 금상을 받은 늦깎이였다. 아무 것도 보장돼있지 않은 유럽으로 건너간 것은 서른 살 때였다. 공연 준비를 위해 잠시 한국을 찾은 예효승은 오디션 당시를 돌이키며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박함 때문에 합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차 오디션 도중 목을 다쳐 상체를 제대로 쓰지 못했다. 더구나 특별히 유연한 무용수를 찾는다는 조건이 붙어 있어 부상은 더욱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아프면 나중에 하라는 권유에도 끝까지 춤을 춰 플라텔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나이도 많고, 말도 잘 통하지 않고, 체구도 작기 때문에 오직 춤으로 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6년 2월 파리에서 초연된 <저녁기도> 는 몬테베르디의 종교음악 <성모마리아의 저녁기도> 와 정신병동 환자들의 영상 자료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소외된 현대인의 모습과 이들을 돌아보지 못하는 종교의 문제를 꼬집고 있다. 아비뇽 페스티벌, 비엔나 임펄스 탄츠 페스티벌, 런던 새들러스 웰스 극장, 베를린 슈타츠오퍼 등 유럽 전역에서 130회 이상 공연되며 화제를 모았고, 특히 자위 행위를 연상시키는 마지막 장면으로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예효승은 플라텔에 대해 “무용수들의 습관과 신체적 특징까지 세세하게 살펴 그것을 춤으로 형상화하는 안무가”라고 소개했다. 플라텔은 무용이 아니라 교육심리학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제 손가락이 유달리 긴 것을 보더니 손가락의 움직임을 살린 솔로 춤을 안무해주더군요. <저녁기도> 를 준비하는 동안 정신병동을 방문하고, 최면술 강의도 들었어요. 무용수들과 끊임없이 토론하며 함께 작품을 만들어갑니다.”

예효승은 “야구의 박찬호나 축구의 박지성처럼 현대무용계에도 스타가 있어야 한다”면서 “후배들에게 자극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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